불법이민자 美경제에 得일까 失일까

  • 입력 2006년 4월 4일 03시 06분


불법 이민자는 흔히 미국인이 맡지 않으려고 하는 택시 운전, 건설 노동, 농작물 수확, 호텔 청소에 필수적인 존재라고 말한다. 양성화를 해야 할 절박한 경제적 이유가 있다는 논리다. 이민법 개정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계속되고 있지만 이런 ‘불법 이민자의 경제학’에 대해서는 큰 다툼이 없었다. 과연 그럴까?

뉴욕타임스는 2일 그와 같은 경제적 논리가 100% 정확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통계로 제시했다. 이 신문은 미국 이민국과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 연구팀의 자료를 인용해 “택시운전사의 59%, 주차장 직원의 66%, 농수산 노동자의 76%, 청소부의 83%, 건설노동자의 86%가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인”이라고 보도했다. 불법 이민자가 없으면 이들 부문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과 다른 통계다.

또 고졸 이하 학력 미국인의 실업률이 14.3%이고, 불법 이민자가 차지하는 인구비율이 7.4%라는 점을 감안한 “불법 이민은 저학력 미국인의 실직을 악화시킨다”는 경제정책연구소 재리드 번스타인 소장의 분석도 소개했다. 미국인 중에는 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받아들여야 하는 필수 대체 인력이 아니라는 것이다.

단, 저임금 외국인 노동자의 고용으로 미국 서비스산업의 가격이 안정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줄어드는 점은 인정된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이어 신문은 ‘불법 이민자를 추방할 경우 과일 수확 일손 부족으로 소비자 물가상승 요인이 된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현실과 거리가 있다”고 썼다.

데이비스 캘리포니아대 필립 마틴 교수에 따르면 미국 가계당 과일 및 야채 구입비는 연간 370달러. 그러나 이 가운데 농장주에게는 65달러, 농장노동자에게는 22달러가 돌아간다. 농장노동자의 급여가 40% 급등하더라도 가구당 연간 추가 부담액은 9달러에 머물 것이라는 계산이다. 호텔 숙박비 중에서 청소부나 식당 종업원에게 돌아가는 몫도 작다. 농장노동자와 마찬가지 셈법을 적용할 수 있다. 결국 불법 이민자가 미국 시민으로 대체되면서 급여가 오르더라도 큰 부담은 생기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된다.

2일 공개된 AP통신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6%가 불법 체류자에게 임시노동허가를 주는 데 찬성했고, 불법 입국을 막기 위한 멕시코 국경 봉쇄 정책에 대해서는 32%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린지 그레이엄(공화) 상원의원은 이날 폭스 TV에 출연해 “공화당이 남미계 이민자에 대한 강경정책을 편다면 (인구의 15%를 차지하는) 남미계 유권자의 지지를 잃어버리는 ‘정치적 자살행위’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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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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