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표 할까 말까” 표 나누면 2명 모두 안 될 수도…

  • 입력 2006년 3월 17일 03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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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전의 날이 다가왔다.

17일 오전 10시 대전 KT&G 본사 인력개발원 대강당에서는 KT&G 주주총회가 열린다. 미국의 4개 헤지펀드로 구성된 ‘칼 아이칸 연합군’과 KT&G는 일반 사외이사 선임건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인다.

이번 주총의 관전포인트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집중투표제’.

회사가 2명 이상의 이사를 선임할 때 주식 1주에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주는 제도로 다득표순으로 이사가 뽑힌다.

KT&G 주총에서는 일반 사외이사를 2명 뽑기 때문에 주당 2개의 투표권이 주어진다.

일반 사외이사 후보는 모두 5명. 아이칸 측은 워런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 등 외국인 3명, KT&G는 안용찬 애경 대표이사 사장과 김병균 대한투자증권 상임고문을 추천했다.

양측은 주당 부여된 2개의 투표권을 나눌지, 아니면 몰아줄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아이칸 연합군의 사외이사 진입을 막기 위해 KT&G에 필요한 의결권은 67%. 이렇게 되면 33%의 의결권을 확보하는 아이칸 연합군이 한 명에게 몰표를 던져도 최대 66%밖에 되지 않는다. KT&G가 2명의 사외이사를 모두 뽑을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판세는 백중세로 어느 쪽도 67%의 지지를 받기 힘든 상황이다.

근소한 열세로 예상되는 아이칸 측은 사외이사 한 명이라도 건지기 위해 리크텐스타인 스틸파트너스 대표에게 ‘다걸기(올인)’할 것으로 보인다.

KT&G는 고민 중이다. 자칫 표를 나누다간 2명 모두 안 될 수 있고 1명에게 몰표를 주자니 아이칸 측의 사외이사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

곽영균 KT&G 사장은 “아직 결정을 하지 못했다”며 “주총 당일 최종적으로 판세를 분석하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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