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월드워치]中기업 99% “기부가 뭐야”

  • 입력 2006년 2월 7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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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서는 세밑이나 설에 불우이웃 돕기 행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간혹 베이징(北京) 중심가 왕푸징(王府井) 거리에 자선냄비가 내걸리기도 하지만 속은 텅 비어 있기 일쑤다.

올해 중국인들의 설은 요란했다. 지난달 29일부터 4일까지 춘제(春節·설) 1주일 연휴 동안 중국인들이 쓴 돈은 지난해보다 15.5% 늘어난 1900억 위안(약 24조7000억 원). 여행객만 7832만 명이었고 368억 위안(약 4조8000억 원)이 관광지에 뿌려졌다.

그러나 양로원이나 아동복지시설, 극빈자구호소에 있는 사람들은 올해 더욱 추운 겨울을 나야 했다는 게 5일 중국 언론 보도다. 하지만 각종 복지시설이나 적십자사에 매년 기탁되는 자선성금은 100억 위안(약 1300억 원)에도 못 미친다고 중화자선총회 측은 말한다. 기가 막힐 일은 성금의 75%를 해외 자선기관이 낸 돈으로 충당한다는 점.

중국인들이 내는 돈은 25%에 불과하다. 특히 전국 1000만 개 기업 가운데 99%가 자선성금을 한 번도 낸 적이 없다. 국민 1인당 연간 성금액수는 0.92위안(약 120원)이고 자원봉사 참여율도 전체 국민의 3%에 지나지 않는다. 중국인들의 인색한 자선 문화는 전통적으로 제몫 챙기기에 강한 국민성과 함께 문화대혁명 등 사회 풍파를 겪으면서 인심이 각박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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