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외상 “일왕 야스쿠니 참배해야”

  • 입력 2006년 1월 3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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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사 관련 망언으로 물의를 빚어 왔던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외상이 이번엔 제2차 세계대전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靖國)신사에 일왕이 참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소 외상은 28일 나고야(名古屋) 시에서 열린 공명당 의원모임에 참석해 “(야스쿠니신사의) 영령은 ‘천황 폐하 만세’라고 했지 ‘총리 만세’라고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며 “천황이 참배하는 것이 최고”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일왕의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이뤄지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郎) 총리가 야스쿠니를 참배할 필요가 없어져 한국 중국과 마찰을 빚을 소지가 없어질 거라는 인식을 나타낸 것이라고 일본 언론들은 풀이했다. 일왕은 야스쿠니신사 참배가 정치 문제로 부각된 1975년 이후 그곳을 찾지 않고 있다.

그는 또 한국 중국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중단을 요구한 데 대해 “일본 총리가 자기 나라에서 ‘여기는 가선 안 된다’고 외국으로부터 지적받아서는 안 된다”며 “중국이 말하면 말할수록 가지 않을 수 없다.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하면 더 피우고 싶어지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외교통상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로 논평을 내고 “일본의 침략전쟁 역사를 정당화하려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인근 국가와의 관계를 도외시하는 그릇된 발언을 즉각 철회하고 올바른 역사인식 아래 국제평화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 하원은 중-일 간의 마찰은 미국의 국익을 해친다는 인식 아래 3월 중 중-일관계 청문회를 열어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에 대해 중점 논의할 예정이라고 마이니치신문이 30일 보도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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