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경제 선전포고?…車-반도체-조선산업 대기업 육성 선언

  • 입력 2005년 12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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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향후 5년간 서비스 산업 등 내수 부문 확대를 통해 8%대의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외자 유치를 통해 선진 기술을 이전받는 방식의 성장전략에서 벗어나 자체 기술을 키우는 데 주력하고 독자 브랜드를 가진 글로벌 대기업도 적극 육성할 계획이어서 한국 기업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산업자원부는 23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함께 ‘중국 발전전략의 변화와 한국의 대응’이라는 주제로 국제세미나를 열고 중국의 제11차 5개년 규획(規劃·2006∼2010년)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토론한다고 22일 밝혔다.

5개년 규획이란 한국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처럼 중국 정부가 향후 5년간 경제 운용의 원칙과 목표를 밝힌 것. 올해 종료되는 10차까지는 ‘5개년 계획’이란 용어를 썼지만 경제에 대한 정부의 개입 방식을 시장 친화적으로 전환한다는 의미에서 ‘규획’으로 바꿨다.

11차 규획에는 그동안 중국 정부가 추구해 온 성장 우선 전략에 대한 ‘반성’이 담겨 있다. 연평균 9.4%에 이르는 고도성장이 초래한 도시와 농촌의 양극화, 빈부 격차, 환경오염과 에너지 고갈 등 사회 문제에도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

특히 중국은 인구가 13억 명에 이르는 거대 시장이면서도 국내총생산(GDP)에서 대외 무역이 차지하는 비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불균형 성장을 해 왔다. 지역 간, 계층 간 격차가 심해 내수가 충분히 성장할 수 없었던 것.

이에 따라 중국 정부는 서비스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해 내수 부문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양젠룽(楊建龍) 국무원발전연구중심 산업경제연구부장은 세미나에 앞서 배포한 자료를 통해 “중국의 1인당 GDP는 올해 1400달러에서 2020년에는 3500달러로 늘어나 소비구조도 다양해질 것”이라며 “관광, 교육, 문화 등 서비스산업의 발전이 중국 경제성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1차 규획은 이와 함께 ‘자체 브랜드와 글로벌 기업 육성’ ‘자주적인 혁신능력 배양’과 같은 한국 기업에 위협적인 요소도 담겨 있다.

중국은 지금까지 외국자본을 유치해 시장을 여는 대신 외국의 선진 기술을 전수받는 전략을 택해 왔지만 이제는 직접 자체적인 기술개발과 브랜드 확보에 나서기 시작한 것.

특히 중국 정부는 자동차, 반도체, 철강, 석유화학, 기계, 조선 등 한국의 주력 수출 산업 분야에서 대기업을 키운다는 내부 방침을 정해 놓고 있어 앞으로 중국과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KIEP 은종학 연구위원은 “중국의 내수시장 확대와 기술력 강화는 국내 기업에 기회일 수도 있지만 중국 기업이 국내 기업의 수출을 대체하는 위협적 요소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창원 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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