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론총리, 가자지구 유혈충돌 재개로 정치적 위기 몰려

  • 입력 2005년 9월 27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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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정착촌 철수로 기대됐던 중동지역의 평화가 ‘한여름 밤의 꿈’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또 가자지구 철수 문제로 아리엘 샤론(사진) 이스라엘 총리와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가운데 23일 가자지구에서 재개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하마스 간의 교전은 두 지도자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코너에 몰린 이-팔 지도자=샤론 총리 겸 집권 리쿠드당 당수는 가자지구 철수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 등 당내 강경파들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네타냐후 전 총리 등은 샤론 총리의 실정을 들어 내년 4월로 예정된 당내 예비선거를 11월로 앞당길 것을 제안했다. 이를 받아들여 리쿠드당은 26일(현지시간) 중앙위 위원 3000여 명을 소집해 조기 예비선거안을 놓고 찬반투표를 벌인다.

샤론 총리는 패배하면 총리 직을 내놓겠다고 배수진을 쳤지만 25일 중앙위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예비조사에서 조기 선거에 찬성하는 의견이 50.7%로 반대 42.3%를 압도했다.

11월에 예비선거가 진행되면 각종 여론조사에서 샤론 총리를 앞서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당수로 선출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샤론 총리는 총리 재임 중 당에서 쫓겨나는 첫 번째 당수라는 오명을 안게 된다.

아바스 수반도 동병상련의 처지. 팔레스타인 의회는 가자지역 및 요르단 강 서안 치안확보 실패를 이유로 26일 아바스 수반과 내각에 대한 불신임투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불신임투표는 당초 26일 실시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이스라엘의 가자 공습으로 일시 연기됐다.

▽재개된 유혈충돌=23일 가자지구에서 하마스가 주도하는 집회 도중 폭발물이 터져 16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이스라엘은 즉각 이를 부인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폭발이 하마스의 폭발물 취급 부주의에 의한 단순 사고라고 말했다.

사건 직후 하마스는 가자지구 인근 이스라엘 지역에 40여 발의 로켓을 발사했고, 당내 입지 약화로 강경대응이 필요했던 샤론 총리는 ‘무제한’ 공격을 지시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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