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스타들 軍생활 엿보기]美국립문서보관서 150명 기록공개

  • 입력 2005년 6월 13일 03시 09분


1958년 3월 군에 입대하며 머리를 자르고 있는 엘비스 프레슬리.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1960년 3월까지 군복무를 하고 다시 연예계로 돌아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AP 자료 사진
1958년 3월 군에 입대하며 머리를 자르고 있는 엘비스 프레슬리. 당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그는 1960년 3월까지 군복무를 하고 다시 연예계로 돌아와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AP 자료 사진
“제발 엘비스를 우리 품에 돌려주세요.” “유명인이라고 봐주지 마세요.”

1958년 ‘로큰롤의 제왕’ 엘비스 프레슬리가 군에 입대하자 미국 육군은 골치를 앓았다. 그의 군복무를 놓고 민원이 쇄도한 것. 한 여성 팬은 대통령 부인에게 편지를 보내 “제발 남편에게 엘비스를 돌려주라고 말해 주세요”라고 간청했다. 그러나 아들을 군대에 보낸 부모들로부터는 그를 특별하게 대우하지 말라는 편지가 몰려들었다.

군의 선택은 철저히 공정한 대우. ‘그를 추종하는 10대들에게 본보기를 보여주기 위해서’였다.

이 같은 내용은 미국 국립문서보관소가 10일 개인기록센터 개관 기념으로 사망한 지 10년이 넘은 유명인 150명의 군복무 기록을 공개함에 따라 상세히 밝혀졌다.

영화 ‘대탈주’, ‘빠삐용’ 등에서 기적적인 탈출을 감행했던 배우 스티브 매퀸은 1949년 실제 탈영을 감행했다. 현실은 영화와 달라 영창 30일과 벌금 90달러의 비참한 결말. 하지만 그 뒤 군사훈련 중 사고로 물에 빠진 해병대 동료 5명의 목숨을 구해 명예를 회복했다.

영화 ‘카사블랑카’로 유명한 배우 험프리 보가트는 제1, 2차 세계대전에 모두 참전했다. 처음에는 해군, 다음에는 해안경비대 예비군이었다. 그는 매주 캘리포니아로 상관에게 정보보고를 하러 갔다. 자진해서 나선 ‘출장보고’였다. 그러나 진짜 목적은 나중에 아내가 될 여배우 로런 배콜과 데이트를 즐기려는 것이었다.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배우 클라크 게이블은 1942년 41세의 나이에 육군 항공대에 자원입대했다. 아내가 비행기 사고로 사망한 지 6개월 뒤였지만 용감히 전투기에 올라 수많은 폭격임무를 수행해 수훈비행십자훈장과 항공무공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억울한 사연도 숨어 있다. 그의 활약상을 담아 홍보영화로 쓰겠다는 군의 욕심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작전에 나서야 했고, 심지어 그의 전속 카메라맨도 덩달아 징집돼 훈련을 받고 실전에 투입됐던 것.

이 밖에도 인종차별 때문에 장교의 길을 포기했던 흑인 최초의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 선수생명을 걸고 병영을 돌며 시범경기를 가져야만 했던 헤비급 챔피언 조 루이스, 정신질환에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진단을 받고 8일 만에 군에서 쫓겨난 작가 잭 케루액 등의 기록도 공개됐다.

해군 장교로 참전한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 하원의원 신분으로 자진 입대했던 린든 존슨 전 대통령의 군복무 기록도 ‘귀감 사례’로 공개됐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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