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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6월 11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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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위해 9일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가졌다. 국제사면위원회(AI)는 “에티오피아 정부의 과도한 폭력 사용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AI는 특히 “6∼8일 사흘간의 시위에서 체포된 1500여 명의 대학생과 일반 시민은 고문의 위협 앞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반면 에티오피아 정부 측은 “상점과 은행을 터는 폭도들을 진압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반정부 시위에 동조하는 수도 아디스아바바의 택시운전사와 자영업자들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정국은 더욱 혼미해지고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9일 아디스아바바의 거리에는 수많은 경찰이 깔려 있고 실종된 가족을 찾거나 (총에 맞은) 시신을 수습하는 유가족의 모습만 보일 뿐 일반 시민은 찾아볼 수 없다”며 “아디스아바바는 지금 ‘유령의 도시’”라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 도중 아버지(60·사업)를 잃은 개시기시 만제타(45·여) 씨는 아버지의 관 위에 엎드린 채 “아버지는 잘못한 일이 아무것도 없다. 그는 상점을 털지도, 경찰을 공격하지도 않았다”며 통곡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에티오피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최종 총선 결과 발표를 7월 8일로 미뤄둔 상태. 잠정 집계로는 집권여당 인민혁명민주전선(EPRDF)이 총 547석 중 과반수인 320석을 차지하고, 야당인 통합민주연합(CUD)과 무소속이 200여 석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같은 결과는 여당이 기존 479석에서 150석 이상을 잃어 사실상 패배한 것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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