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장괴한에 납치됐던 30대 伊여성, 여학생들 호소로 풀려나

  • 입력 2005년 6월 11일 0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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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가니스탄의 전쟁 과부들과 어린 여학생들의 호소가 무장단체의 마음을 움직였다.

아프간의 수도 카불에서 무장괴한들에게 납치된 이탈리아 여성 구호활동가 클레멘티나 칸토니(32·사진) 씨가 아프간 여성들의 끈질긴 석방운동 덕에 24일 만에 무사히 풀려난 것.

아프간 내무부의 라프풀라 마셜 대변인은 9일 “칸토니 씨가 무사히 풀려나 밀라노에 있는 어머니와 전화 통화를 했다”면서 “내일쯤 가족 품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건강상태는 양호한 편.

이탈리아 밀라노 출신인 그는 22세 때부터 국제구호기구인 ‘케어(CARE) 인터내셔널’의 회원으로 제3세계에서 빈민구호 활동을 벌여 왔다. 2002년 3월부터는 23개 국제구호단체들이 벌이는 ‘아프간 여성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HAWA)’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전쟁으로 폐허가 된 카불에서 1만 명의 전쟁과부와 5만 명이 넘는 전쟁고아들을 돌보던 칸토니 씨가 총을 든 괴한 4명에게 끌려간 것은 지난달 16일. 그리고 이틀 뒤 납치범들은 아프간 민영TV 방송을 통해 “무슬림을 위한 기숙사 건립 등 3개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즉각 살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후 그에게 도움을 받은 아프간 여성들은 집회에 나와 눈물로 호소했으며 어린 여학생들은 고사리 손으로 칸토니 씨의 석방을 요구하는 문구가 담긴 스티커를 만들어 시내 곳곳에 붙였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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