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가 이런말 할땐 이렇게 해석하라

  • 입력 2005년 5월 30일 03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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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이런 말을 할 때는 이렇게 해석하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특정 이슈와 관련해 즐겨 사용하는 정치적 수사(修辭)의 속뜻을 풀이한 해설집이 나왔다. 이른바 부시 대통령 화법 이해하기다.

필자는 미국 USA투데이에서 1997년부터 텍사스 주지사 시절의 부시 대통령을 취재해 온 주디 킨 기자. 그는 최근 부시 1기 행정부 시절(2001∼2004년) 백악관 대변인을 담당했던 애리 플라이셔의 조언으로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자주 쓰는 10여 가지 표현의 숨은 의미를 밝힌 ‘부시 대통령 용어 해설법’을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북한 핵 관련 6자회담, 이라크 철군 시기, 사회보장제도 개혁은 부시 대통령이 최근 골머리를 앓고 있는 사안들. 이런 골치 아픈 이슈에 대해 질문을 받으면 부시 대통령은 십중팔구는 “대통령의 임무는 어려운 문제를 다루는 것이다”라는 말로 답변을 시작한다. 이는 “당분간 이 문제는 해결될 기미가 없으니 큰 기대를 하지 말라”는 의미로 해석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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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엔 개혁, 이라크 정부 구성, 대외 통상 압력 등 미국이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는 이슈에 대해서는 “그들과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는 표현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상대방이 아직 완전히 미국의 뜻에 동의하지 않았지만 결국 미국이 원하는 대로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킨 기자는 부시 대통령이 어휘 구사력이 빈약하고 실수를 남발하지만 농담을 적절히 섞어 회견을 진행하기 때문에 기자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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