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日아베에 이례적 환대

  • 입력 2005년 5월 8일 18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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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게 내 안부를 전해 달라.”

4일 오전(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의 정원.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자민당 간사장 대리가 딕 체니 미 부통령과의 회담을 마치고 산책하고 있을 때 약 30m 앞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손을 흔들며 나타났다.

부시 대통령은 개인적으로 친분이 두터운 고이즈미 총리에게 안부를 전한다는 말을 남기고 훌쩍 사라졌다.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정부가 ‘포스트 고이즈미’에 대한 서비스 차원에서 절묘하게 연출한 장면”이라고 전했다.

일본 정계의 우경화를 주도하고 있는 아베 간사장 대리가 이달 초 일본의 장기 연휴에 맞춰 방문한 미국에서 이례적인 환대를 받았다.

그는 체니 부통령 외에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존 스노 재무장관,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연쇄 회동을 가졌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과도 회담을 갖고 ‘국제적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심는 데 성공했다.

현 직책이 간사장(한국 정당의 사무총장에 해당)을 보좌하는 자리이고 각료를 맡은 경험도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예우라 할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감 1위로 꼽히고 있는 데에다 대북 강경대응을 주장해 부시 행정부와 정서가 통하는 인물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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