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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27일 19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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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독립을 지지하는 기업으로 낙인 찍혀 중국 사업이 봉쇄됐던 대만의 석유화학 및 전자 재벌 치메이(奇美) 그룹의 쉬원룽(許文龍) 전 회장이 중국 지도부를 향해 ‘구애편지’를 보냈다고 홍콩 원후이(文匯)보가 27일 보도했다.
쉬 전 회장은 25일 대만 언론에 공개한 서한에서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2000년 선거에서 지지한 것은 부패한 국민당 정부에 대한 불만 때문이었다”며 “천 총통 지지가 곧 대만 독립에 대한 지지는 아니며, 대만 독립은 전쟁과 재난으로 몰고 갈 뿐”이라고 밝혔다.
쉬 전 회장은 지난해 6월 중국이 치메이 그룹의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의 전자공장 설립 계획을 불허한 데 이어 중국 내 협력업체들도 세금 조사에 들어가는 등 불이익을 주자 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었다.
그의 공개서한은 독립파들의 비난을 받았으나 집권 민진당과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등은 사업상의 고충을 고려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이해했다.
한편 민진당과 급진 독립세력인 대만단결연맹은 26일 타이베이(臺北) 총통부 앞에서 중국의 반국가분열법 제정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를 벌었다.
주최 측은 천 총통과 리 전 총통이 방탄복을 입고 참가한 이번 시위에 100만 명이 참석했다고 주장했으나 국민당 소속 마잉주(馬英九) 타이베이 시장은 경찰 통계를 인용해 참가 인원이 24만 명이라고 밝혔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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