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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3월 18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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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경제팀에 대해 전문성 부족 논란이 일고 있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는 최근호(17일자)에서 부시 2기 행정부는 사회보장제도 개혁, 재정적자 해소 등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지만 정작 이를 담당할 경제팀은 정책수행 능력이 의문시되는 ‘마이너리그’ 수준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17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내정된 로버트 포트먼 하원의원은 자유무역협정 확대라는 중책을 부여받았지만 정작 국제무대에서 교역협상을 한 경험은 거의 없다. 경제팀의 일원은 아니지만 미국이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세계은행 총재의 경우 경제업무 경력이 전무한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이 내정됐다.
현재 부시 대통령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경제정책 자문을 받는 인사로는 칼 로브 정치고문. 부시 대통령은 따로 경제고문을 두지 않는 대신 선거 전략가인 그에게 경제문제까지 맡기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지는 부시 행정부가 경제팀 구성에 ‘전문성’보다 ‘세일즈 능력’과 ‘충성심’을 중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건을 많이 팔아 본 기업인이 경제정책을 집행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게 부시 대통령의 지론이다.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재무장관엔 존 스노 철도회사 전 회장을, 상무장관에 식품회사 회장 출신의 카를로스 구티에레스 씨를 임명한 것 등이 대표적인 사례. 로런스 린지 국가경제위원회(NEC) 전임 위원장은 탁월한 전문지식에도 불구하고 이라크전쟁에 반대하는 발언을 했다가 지난해 말 사임해야 했다.
이처럼 부시 대통령은 기업인과 정치인 위주로 경제팀을 구성했다는 점에서 전문지식이 뛰어난 월가 금융인과 경제학 교수들로 팀을 꾸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시 경제팀의 경우 전문성이 부족하다 보니 1990년대 말 아시아 경제위기 같은 상황이 다시 발생했을 때 이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고 지적했다.
프레드 버그스텐 미국 국제경제연구소(IIE) 소장은 “현재 미국 경제정책을 꿰뚫고 있는 인물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한 사람 정도”라며 “내년 중 그가 퇴임하면 미국 경제가 방향감각을 상실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 조지 W 부시-빌 클린턴 2기 행정부 출범 당시 주요 경제 관료 비교 | ||||
| 부시 행정부 | 클린턴 행정부 | ||
| 관료 | 주요 경력 | 관료 | 주요 경력 | |
| 재무장관 | 존 스노 | 철도회사 CSX 회장 | 로버트 루빈 | 금융회사 골드먼삭스 회장 |
|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 로버트 포트먼(지명) | 변호사, 하원 의원 | 샬린 바셰프스키 | 변호사, USTR 부대표 |
|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 앨런 허버드 | 부동산회사 E&A 인더스트리스 회장 | 진 스펄링 | 뉴욕시장 경제고문, NEC 부위원장 |
| 세계은행 총재 | 폴 울포위츠(지명) | 국방부 부장관 | 제임스 울펀슨 | 울펀슨 금융회사 회장 |
▼대선때 연락책 맡은 ‘부시 사람’…USTR대표 내정 포트먼▼
17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에 내정된 로버트 포트먼(49·공화당) 하원의원은 의회 내 대표적인 조지 W 부시 대통령 사람으로 분류된다.
다트머스대와 미시간대 로스쿨을 졸업한 포트먼 의원은 국제무역법 변호사로 1989년부터 1991년까지 아버지 조지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에서 입법담당으로 근무했고, 1993년 하원의원에 당선된 뒤 하원 세출위원회 무역소위 위원 및 예산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왔다.
그는 부시 대통령이 2000년 텍사스 주지사 시절 대통령 출마 선언을 할 때부터 부시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가 됐으며 2004년 대선 때는 의회와 백악관을 잇는 연락책 역할을 맡았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이날 그의 USTR 대표 내정을 발표하면서 “포트먼 의원은 (수년간 실업자 수가 크게 늘어난) 오하이오 주 출신으로 수백만 미국인의 일자리가 해외수출에 달려 있음을 잘 안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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