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없이 살해되고… 굶어죽고… 세상이 외면한 지옥들

  • 입력 2005년 3월 10일 17시 48분


잊혀진 비극의 땅, 슬픈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과 수단에서는 수년간의 내전으로 수백만 명이 살해됐다. 비슷한 수의 주민들이 정든 고향에서 쫓겨나 굶주리며 낯선 땅을 헤매고 있다. 국제구호기관의 지원은 턱없이 모자란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러한 참상이 지구촌 다른 지역 주민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30만 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인도네시아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 피해에는 각국 정부와 민간단체의 기부금이 물밀 듯 쏟아졌다. 하지만 피해 규모 면에서 보면 매달 두 차례의 ‘인도네시아 지진해일’을 겪는 꼴인 아프리카의 비극은 잊혀진 것이나 다름없다. 왜 그럴까. 영국 채널 4TV의 린세이 힐섬 국제담당 편집자는 “(참상) 소식은 언제나 같다”고 말한다. 시청자들은 이 참상이 끝도 없고 해결책도 없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언론인들의 취재가 아주 어려운 점도 요인이다. 짐바브웨와 수단은 취재 비자를 거의 발급해 주지 않는다. 로이터 재단이 운영하는 재난뉴스 서비스인 얼러트넷은 100여 명의 구호전문가와 학자, 언론인을 대상으로 ‘지구촌의 잊혀진 재난’ 10건을 조사해 10일 보도했다. 세계적 질병인 에이즈를 비롯해 말라리아 및 결핵 같은 전염병도 재난 10건에 포함됐다. 에이즈 희생자의 70%는 아프리카 남부 주민이며, 말라리아로 30초마다 어린이 1명씩이 숨지는 곳도 아프리카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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