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알자지라 방송 팔겠다”

  • 입력 2005년 1월 30일 18시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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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정부가 미국 등의 압력으로 아랍권 최고의 인기 위성방송인 알 자지라를 매각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9일 보도했다.

카타르의 한 고위관리는 “최근 알 자지라 편집위원을 증원했으며 이들의 임무 중 하나는 최선의 매각 방법을 찾는 것”이라며 “우리가 골치 아픈 것은 미국 때문만이 아니라 광고주와 다른 나라들 때문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딕 체니 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등 조지 W 부시 미 행정부 주요 인사들은 카타르 지도자들에게 알 자지라 방송이 선동적이고 현상을 오도하며 허위 방송을 한다고 불평해 왔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부시 행정부는 알 자지라가 오사마 빈 라덴의 테이프 메시지를 반복해 내보내고 이라크 민간인 희생자들을 부각하는 내용을 집중 방송한다고 비판해 왔다.

부시 행정부 관리들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해 언급을 회피하고 있지만 일부 관리들은 알 자지라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위선적이라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알 자지라의 시청자는 3000만∼5000만 명으로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미국이나 아랍 국가들의 눈치를 보느라 광고를 하지 않기 때문에 큰 수익을 올리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예산 1억2000만 달러 가운데 4000만∼5000만 달러를 카타르 정부의 보조금에 의존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홍권희 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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