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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5년 1월 24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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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사망한 지역구에 아내(일본계 로버트 마쓰이 하원의원의 부인 도리스 마쓰이)가 출마했다. 주지사 출마를 희망하는 아버지가 떠난 상원의원 자리에 딸(알래스카 주 리사 멀코우스키 의원)이 곧바로 당선됐다.
후보 경선을 치르기엔 너무 시간이 촉박한 상태에서 정계은퇴를 선언하면서 아들을 공천한 아버지(윌리엄 리핀스키 전 의원)도 있다.
한 지역구에서 1794년 이후 무려 211년간 한 집안(뉴저지 주 프레링귀센 의원 가문)의 6대가 대물림해 하원의원을 독차지했다.
할아버지가 상원의원, 아버지가 대통령을 지냈고, 동생이 현직 플로리다 주지사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가장 대표적인 족벌정치가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신문은 지난해 11월 당선된 435명의 하원의원 가운데 최소한 41명이 ‘집안의 힘’ 때문에 당선됐다고 분석했다. 세습정치가 가장 일반화한 일본은 2003년 11월 선거에서 당선된 대물림 의원이 122명으로, 전체의 4분의 1 선이다.
신문은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가 세습되는 상원의원직 600석을 없애버린 것과 대조적”이라며 “미국의 현재 민주주의 상황은 루이 14세 시절의 프랑스 궁정에서 인조 가발만 쓰지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신문은 정치집안의 후보가 지명도를 손쉽게 높이고, 정치자금 모금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점이 대물림을 가능케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스티븐 헤스 연구원은 “정치인의 자녀는 어릴 때부터 리더십에 대한 가족의 기대감과 직접 목격한 정치현장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임명할 수 있는 행정부 내 고위직 3000개에도 부모의 후광이 작용하고 있다.
부시 행정부에서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아들(마이클 파월 연방통신위원회·FCC 위원장),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의 딸(보건복지부 감사 책임자), 안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의 아들(노동부 최고위직 가운데 한 자리), 딕 체니 부통령의 딸과 사위(국무부와 법무부의 요직), 미치 매코넬 상원의원의 부인(일레인 차오 노동부 장관)이 공직에 기용됐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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