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귀향 학생-노동자 자오쯔양 추모 활동 비상

  • 입력 2005년 1월 21일 18시 12분


자오쯔양(趙紫陽) 전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대한 장례 절차는 유족이 추도 조사(弔詞)를 통한 재평가를 요구해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고 대만 언론들이 21일 보도했다.

공산당은 돌발 사태에 대처하기 위해 긴급사태지도소조(小組)를 구성했다. 조장은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부조장은 공안조직을 통제하는 뤄간(羅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가 맡았다.

뤄 서기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 때 강경 진압을 주장했던 리펑(李鵬) 전 총리의 측근이다.

공산당은 또 자오 전 총서기가 사망한 17일부터 내달 설(춘제·春節)까지 20여 일을 ‘극도로 민감한 시기’로 규정하고 전국 공안과 준(準)군사조직인 무장경찰에 긴급사태지도소조의 명령을 따르도록 통보했다.

학생과 노동자들이 고향으로 돌아가는 절정기인 앞으로 2주간 동향을 면밀히 파악하고 베이징(北京)의 대학생들이 조기 귀향해 각지에서 추모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막도록 하라는 지시가 내려갔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중화권 언론들은 일반 국민의 추모 열기가 뜨거우면 쩡칭훙(曾慶紅) 국가부주석 명의로 그의 업적을 평가하는 글을 발표하되 톈안먼 사태 때 과오를 범했다는 민감한 내용은 포함시키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추모 열기가 약하면 유해를 화장할 때 관영 신화통신의 간단한 보도로 대신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이날 홍콩에서는 톈안먼 사태 재평가 운동을 벌여 온 홍콩 시민지원 애국민주운동연합회 주도로 오후 8시부터 한 시간 동안 빅토리아 공원에서 시민 수천 명이 참가한 가운데 촛불 애도집회가 열렸다.

미국 뉴욕에서는 중국 교민이 19일 중국 총영사관을 찾아 애도 꽃바구니를 전달하려 했으나 총영사관 측이 접수를 거부했다. 뉴욕에서는 또 중국인을 포함한 40여 명이 ‘자오 전 총서기를 추모하며 공산당과 결별한다’고 쓴 플래카드를 들고 시위를 벌였다고 대만 언론들이 전했다.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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