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지진]한국체류 근로자들 가족들 생사 몰라 애태워

  • 입력 2004년 12월 30일 0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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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출신의 국내 노동자들이 동남아시아 지진해일로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고국의 동포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구호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
스리랑카 출신의 국내 노동자들이 동남아시아 지진해일로 대규모 참사가 발생한 고국의 동포를 돕기 위한 모금운동을 벌이고 있다.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29일 서울 종로구 기독교연합회관에서 구호품을 정리하고 있다. 연합
동남아시아 해일 참사로 가족의 생사를 알지 못해 애 태우고 있는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고국의 피해 동포를 돕기 위해 눈물의 모금운동에 나섰다.

스리랑카 노동자 30여 명은 29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 1동 ‘서울 외국인노동자의 집’에 모여 자체 마련한 구호물품을 모아 구호단체에 전달하고 한국인의 지원을 호소했다.

이들이 준비한 구호품은 지난주 봉사단체에서 성탄절 선물로 받았던 치약 비누를 비롯한 생필품과 가지고 있던 옷가지 담요 등.

특히 해일 피해가 컸던 스리랑카 남부 출신 노동자들은 현지와의 통화마저 두절된 상태라 더욱 가슴을 졸이고 있다.

‘한국 스리랑카 커뮤니티’ 프레마 랄 회장(34)은 “해일이 몰아친 서남해안 지역에 부모님과 여동생, 형님 가족이 살고 있다”며 “전화마저 안돼 이들의 생사를 확인할 수 없어 잠도 오지 않는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사맛다 씨(35)는 “평소에도 가족 생각에 눈물이 나곤 했는데 높은 파도에 휩쓸려 가는 이웃의 모습을 보니 가슴이 너무 아팠다”며 “다행히 우리 가족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피해를 본 친구들을 위해 가지고 있는 물건이라도 전하고 싶다”며 옷가지 등을 기부했다.

한국외국인근로자지원센터 김해성(金海性·42) 목사는 “이들 대부분은 브로커에게 거금을 주고 밀입국한 불법체류자들”이라며 “한번 출국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어 섣불리 돌아가지도 못하는 이들을 대신해 봉사단을 꾸려 직접 현장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자신들이 모은 성금과 구호물품을 종로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에 전달했다. 모금계좌 외환은행 035-22-04431-7(예금주: 사단법인 지구촌사랑나눔)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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