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모리 정권은 여자 질투심에 몰락”

  • 입력 2004년 12월 29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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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알베르토 후지모리 전 페루 대통령(사진)의 10년 권력이 한순간에 몰락하게 된 데는 정권 내 실력자의 여자 문제가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고백을 한 장본인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오른팔로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 블라디미로 몬테시노스 전 국가정보부장(59).

뇌물 수수, 권력 남용 등의 혐의로 2002년 징역 9년을 선고 받았고 앞으로도 수십 건의 재판을 앞두고 있는 몬테시노스 전 부장이 27일 법정 증언에서 자신의 여자문제를 고백했다고 AP통신이 28일 보도했다.

몬테시노스 전 부장으로부터 과거 신임을 받았던 여자 개인비서 마틸데 핀치 핀치 씨가 새 정부(情婦)가 된 재클린 베트란 씨(36)에 대한 질투심에 사로잡혀 후지모리 정권의 몰락을 가져온 비디오테이프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 TV에 방송되도록 했다는 것.

몬테시노스 전 부장은 정치공작 과정을 모두 비디오로 촬영해 극비리에 보관해왔는데 자신이 다른 여성을 사랑한 데 불만을 품은 핀치 씨가 이 비디오 중 한 개를 가져갔다고 진술했다. 그는 “모든 것이 ‘스커트 문제’ 때문이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권 몰락 2개월 전 공개된 문제의 비디오테이프는 몬테시노스 전 부장이 야당 의원을 찾아가 1만5000달러를 뇌물로 제시하며 후지모리 정부를 지지해 줄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비디오테이프 공개를 시발점으로 ‘몬테시노스 공작정치’의 전모를 보여주는 비디오 수백 개가 연쇄적으로 공개되면서 후지모리 정권은 2개월 만에 몰락했다.

김정안 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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