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재집권]오하이오 결투 막전막후

  • 입력 2004년 11월 4일 18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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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말리는 7개월여의 전투.’

공화당과 민주당은 이미 4월부터 오하이오를 ‘가장 치열한 전장(戰場)’으로 간주해 혈투를 벌여왔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선거전략가인 밥 파두칙(38)을 4월 이 지역 선거총책으로 임명, 수성(守城)을 지시했다. 2000년 대선 때도 부시 후보측 전략가로 뛰었던 그는 부시 후보가 유독 대도시인 콜럼버스와 데이튼에서 패한 것을 아쉬워했던 인물. 파두칙씨는 이번에는 인구통계 자료를 ‘비밀무기’ 삼아 인구이동 상황을 분석한 뒤 공화당 지지자들이 새 직장을 찾아 교외로 이사하면서 지지층이 약해졌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는 “목표는 대도시 근교”라고 외쳤다. 콜럼버스시 북부지역에 자원봉사자를 투입해 매일 수천통의 지지호소 전화를 걸고 수천가구를 방문하도록 했다. 유권자들을 전화뱅크에 등록하게 하고 자원봉사자로 가입하도록 유도했다. 그의 또 하나의 목표는 오하이오주 남서부 시골지역. 표는 많지 않지만 승패를 가를 곳으로 점찍었다.

역대 선거에서 오하이오주를 놓치고는 대통령이 될 수 없었다. 민주당은 두 차례의 예외가 있었지만 공화당은 예외 없이 이곳을 잃은 후보는 패배했다.

존 케리 후보 진영의 ‘따라잡기’ 작전도 치열했다. 민주당전국위원회의 전략가 짐 드메이(40)와 유권자 등록을 지원하는 단체를 지휘하는 스티브 보차드(36)가 긴급 투입됐다. 드메이씨는 유급직원 280명을 거느리고 무한정의 실탄(자금)을 동원해가며 ‘지상 최대 작전’을 벌였다. 그는 지지후보를 정하지 못한 여성층 60만명을 타깃으로 삼았다. 이들과 함께 민주당 성향의 여성들을 결집하기 위해 전화와 방문공세를 펼쳤다. 9월경엔 30대 이하의 미혼남성을 공략대상에 추가했다.

보차드씨는 참모들에게 지도와 주민성향 분석자료, 유권자 파일, 투표경향 분석자료를 내주고 “무엇을 해야 할지 연구하라”고 독려했다. ‘전비’로 수백만달러가 지원됐다. 그가 노린 곳은 클리블랜드시 주변. 2000년 민주당이 크게 이긴 곳이지만 투표를 꺼리는 흑인유권자들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 3개월간 접촉하며 공을 들였다. 또 북부의 공장지대 저소득층을 파고들어 부시 대통령 재임 중 일자리가 줄어든 점을 집중 부각시켰다.

이 결과 케리 후보측은 2000년 득표율 46 대 50의 열세를 만회했다. 그러나 부시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51 대 49로 수성에 성공하면서 선거인단 20명을 획득, 재선 행진에 마침표를 찍었다.

콜럼버스=홍권희특파원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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