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재선 유력]오하이오 ‘20표’가 美운명 갈랐다

  • 입력 2004년 11월 3일 18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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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오하이오였다.

선거인단 수 20명의 오하이오주가 올해 미국 대통령선거의 향배를 가르는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미 국민은 물론 전 세계의 관심이 시시각각 전해지는 오하이오의 개표 결과에 집중됐다.

당초 접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됐던 플로리다주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비교적 낙승을 거둠에 따라 오하이오주가 자연스럽게 최대 승부처로 떠올랐다.

CNN, CBS, ABC는 오하이오주를 초경합 지역으로 분류해 개표 결과를 반영하지 않은 채 254명 대 252명(CNN), 254명 대 242명(CBS, ABC)으로 부시 대통령이 앞선 것으로 보도했다. 이들 방송은 오하이오주 선거인단은 11월 13일 잠정투표 개표 결과가 나온 후에 반영하기로 했다.

하지만 친(親)공화당 성향을 보여 온 폭스뉴스는 ABC와 CBS, CNN 등과 구성한 ‘국가선거풀’에서 벗어나 부시 대통령이 오하이오에서 이긴 것으로 보고 선거인단 수가 269명 대 242명이라고 앞질러 보도하기도 했다.

▽부시, 초반 우위=오하이오는 2일 오후 7시반(한국시간 3일 오전 9시반)에 투표를 마감했다. 그러나 6개 언론사로 구성된 ‘국가선거풀’은 출구조사 결과를 공표하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과 존 케리 민주당 후보의 표차가 1% 이내에 들어가는 초박빙의 승부인 것으로 드러나 어느 후보의 손을 들어주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오후 9시48분(오전 11시48분) 로스 카운티에서 가장 먼저 개표가 끝났다. 결과는 부시 대통령 16만940표(55%), 케리 후보 13만701표(44%). 득표율이 11%포인트나 벌어지면서 부시 대통령이 완승을 거두는 전조로 풀이됐다.

부시 대통령의 초반 우세는 오후 10시 반(낮 12시 반)이 될 때까지도 이어졌다. 이 시점까지 6개 카운티가 개표를 끝냈으나 부시 대통령이 놓친 곳은 하나도 없었다. 득표율도 레이크 카운티의 51%가 최저였고 앨런 카운티에서는 67%까지 치솟았다.

▽케리, 막판 추격=케리 후보는 오후 11시경 개표가 끝난 애시터뷸러 카운티에서 53%의 득표율을 거두며 첫 승리를 거뒀다. 이때까지 개표가 완료된 14개 카운티 중 케리 후보는 한 곳도 따내지 못했다.

케리 후보는 이어 먼로, 트럼벌, 에리, 포티지 카운티에서 승리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독주를 막기 시작했다. 케리 후보는 3일 오전 1시(오후 3시)경 부시 대통령측이 오하이오주 승리를 선언한 이후에도 5개 카운티를 따내면서 무서운 막판 추격전을 벌였다.

오전 2시(오후 4시) 30만표 가까이 뒤지던 케리 후보는 오전 2시50분(오후 4시50분) 쿠야호가 카운티 한 곳에서만 부시 대통령을 22만표 앞서면서 전체 표차를 8만표 정도로 줄여 역전의 계기를 잡는 듯했다.

케리 진영이 잠정투표 등의 변수를 염두에 두고 오하이오주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막판 추격전에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오하이오의 잠정투표는 25만표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전체 판세는=부시 대통령은 88개 카운티의 개표가 완전히 끝난 결과 72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케리 후보는 나머지 16개 카운티에서만 승리하는 데 그쳤다. 다만 케리 후보는 오전 2시 이후 개표가 끝난 14곳 가운데 6곳에서 승리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카운티별 최대 득표율도 부시 대통령이 76%인 반면 케리 후보는 67%에 그쳐 득표력에서도 패배했다. 결국 전체 흐름이 부시 대통령에게 기울어 잠정투표 결과가 나오더라도 오하이오주의 판세가 뒤집히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잠정투표란

선거인 명부에 없는 유권자가 투표장에 나올 경우 우선 투표를 하도록 하고 투표용지를 따로 보관했다가 나중에 선거권의 유무를 가리는 제도. 유권자 등록을 했는데도 행정적인 실수로 누락된 사람들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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