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연임이냐, 정권교체냐” …호주 하워드-래덤 총선 격돌

  • 입력 2004년 10월 4일 18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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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총선에서 테러와 이라크전이 현 총리의 4연임이냐, 정권교체냐를 판가름할 주요 변수로 등장하고 있다.

9일 실시되는 총선에서는 자유당의 존 하워드 총리(65)가 40대 기수로 불리는 마크 래덤 노동당 당수(43)에 맞서 4번째 임기에 도전한다. 노동당이 이길 경우 래덤 당수는 사상 최연소 총리가 된다. 호주는 주민이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하는 ‘강제투표제’를 시행하고 있다.

▽제2의 스페인될까=하워드 총리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함께 이라크전쟁을 주도한 ‘트리오’로 불린다. ‘부시의 푸들’이라는 비난도 있을 정도다.

때문에 AP통신은 “이라크전을 주도한 정치 지도자 중 하워드 총리가 첫 번째로 국민의 심판대에 섰다”고 총선의 의미를 부여했다.


하워드 총리는 미국이 주도하는 ‘테러와의 전쟁’을 앞장서 지원해 왔다. 호주에서 베트남전 이후 최대 규모의 반전 시위가 벌어졌지만 그의 의지는 확고했다.

외신들은 호주 총선이 이라크 파병 등 현 정부의 대외정책이 심판받는다는 점에서 3월 중순에 치른 스페인 총선과 견줄 만하다고 지적했다. 스페인 총선을 사흘 앞두고 터진 열차 폭탄테러로 집권 여당이 패배했고 결국 이라크에 파병된 스페인군이 철수한 전례가 있기 때문.

하워드 총리는 그럼에도 “철군은 없다”는 방침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에 대해 래덤 당수는 ‘크리스마스 이전’에 파병 군대를 철수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여론조사도 혼전=AFP통신은 3일 “이달 초 실시한 호주 총선의 여론조사 결과가 엇갈리게 나오는 등 막판 대혼전이 빚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호주의 선 헤럴드지의 여론조사 결과 노동당은 54%, 집권 자유당이 이끄는 보수연합은 46%로 노동당의 지지율이 높았다. 그러나 선데이 텔레그래프지 조사에서는 반대로 보수 연합이 51.5%를 얻어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C닐슨의 조사에서는 52% 대 48%로 보수연합이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선제 공격론 논란=두 지도자 모두 테러 응징에는 한 목소리. 그러나 하워드 총리가 최근 “다른 나라의 테러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힌 반면 래덤 당수는 “선제공격은 배격한다”며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경제 회복과 의료보장 등도 호주 총선의 쟁점이다.

김동원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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