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나자프-쿠트 전면 공격

  • 입력 2004년 8월 12일 18시 18분


미군과 이라크군은 치안불안과 혼란의 최대 원인인 강경 시아파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메흐디 민병대를 완전 제거하기 위해 12일 총공세를 퍼부었다. 양측의 충돌로 이날 바그다드, 나자프, 쿠트, 나시리야, 카르발라, 바스라, 아마라, 디와니야 등 이라크 중남부 8개 도시에선 최소 165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다쳤다.

▽최후의 공격 시작=이날 오전 7시 탱크와 장갑차, 헬기로 무장한 미 해병대 2000여명과 이라크 보안군 1800여명은 메흐디 민병대가 은신해 있는 시아파 성지 이맘 알리 사원을 완전 포위, 최후의 공격에 들어갔다. 올 4월 미 해병대 2500여명이 투입됐던 팔루자 공습보다 더 큰 규모다.

미군의 공격으로 집이 불타고 나자프 주민 수백명이 마을을 탈출했다. 나자프는 이미 일주일이 넘도록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생필품 공급이 차단돼 ‘죽음의 도시’로 변한 상태다.

심장질환 치료를 이유로 이달 초 런던으로 떠난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리 알 시스타니는 작전 개시 직후 “만약 나자프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면 절대 이라크를 떠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미군과 메흐디 민병대 양쪽은 최대한 빨리 교전을 끝내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사드르는 이날 “내가 죽거나 사로잡혀도 미군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라”며 나자프 사수를 호소했다.

▽비극의 도시된 쿠트=나자프뿐만이 아니다. 바그다드 동남쪽 160km의 쿠트에서는 12일 새벽 헬기와 전투기를 동원한 미군의 공습으로 적어도 75명이 죽고 148명이 다쳤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쿠트는 4월 초 미군에 대항한 사드르의 ‘1차 봉기’에 적극 동참한 도시. 특히 미군의 집중 폭격이 이뤄진 알 샤키아 지역은 인구밀도가 높고 사드르에 충성하는 시아파 젊은이들이 몰려 있다.

▽분열 더해가는 이라크=미군과 이야드 알라위 총리의 과도정부가 총공세를 감행하자 과도정부 내부에서 분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브라힘 알 자파리 부통령은 “오직 이라크 군대만이 신성한 도시 나자프의 폭력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다”면서 “미군은 싸움을 중지하고 나자프를 즉각 떠나 달라”고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앞서 10일 바스라주의 살람 알말리키 부지사는 “나시리야, 바스라, 아마라 등 남부 3개주는 이라크 중앙정부에서 탈퇴해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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