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민주당 “CIA국장에 공화당 충성파를 지명하다니”

  • 입력 2004년 8월 11일 18시 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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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신임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에 지명된 포터 고스 공화당 하원의원(사진)에 대해 일부 민주당 인사들이 지나치게 당파적이라는 이유로 반발하고 있어 상원 인준이 순조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스 의원은 미 정가에서 ‘공화당 충성파’로 이름이 높다.

평소 고스 의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여 온 민주당 존 록펠러 상원 정보위원은 이날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선택에 실망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칼 레빈 민주당 상원의원도 고스 의원의 독립성에 심각한 의문을 갖고 있다며 인준 거부를 시사했다.

지미 카터 행정부 시절 CIA 국장을 지내고 현재 민주당 존 케리 후보 진영에서 활동하고 있는 스탠스필드 터너는 “CIA 국장직은 초당파적으로 유지돼야 하는 만큼 고스 의원의 지명은 사상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케리 후보는 “공정하고 초당적이고 신속한 인준 청문회를 해야 한다”면서 “CIA 국장은 대테러전에서 중요한 직책이며 공석으로 두면 안 된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지금 가장 중요한 일은 9·11테러 조사위원회가 권고한 대로 정보서비스를 개혁하고 강화하는 일”이라며 “고스 의원이 이 견해에 동의하고 중요한 직책의 창설을 지지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조사위원회는 CIA를 포함해 15개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직책의 신설을 권고한 바 있다.

또 민주당 찰스 슈머 상원의원은 “부시 대통령이 조사위원회의 권고사항을 수용하면 고스 의원을 지지하겠다”고 조건부 인준 찬성 의사를 밝혔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처럼 ‘신중한 반대론’을 펼치는 것은 2002년 중간선거 때의 경험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국토안보부 신설안에 반대했다가 국가안보에 미온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했었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이번 상원 인준 청문회를 부시 대통령의 대테러 정보전 실패를 부각하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전략이다.

부시 대통령은 정반대의 계산을 하고 있다. 민주당이 고스 국장 임명을 반대하면 테러 공격에 직면한 상황에서 CIA의 안정을 방해한다고 공세를 취함으로써 여론을 유리하게 끌어간다는 것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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