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라크 시아파여, 우리가 남이가”…자금-무기 지원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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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정국 혼란을 틈타 이란이 이라크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정치 외교뿐 아니라 군사적 측면까지 개입한 징후가 나타나자 하젬 알 샤알란 이라크 국방장관은 최근 “이란이 이라크 문제에 명백히 개입하고 있으며 이라크 민주주의를 죽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

▽“우리가 남이가?”=이란은 수니파인 사담 후세인 정권이 붕괴되고 시아파가 권력의 핵심으로 부상하자 이라크 개입을 본격화했다. 개입의 명분은 이라크 인구의 60%가 이란의 다수 종파인 시아파이며 이 가운데 수백만명이 이란 국적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

이라크 정계와 종교계를 대표하는 주요 인사 상당수가 이란과 관계를 갖고 있는 것도 개입의 ‘고리’가 된다.

시아파 최고지도자 알리 알 시스타니는 이란 태생이며, 강경 시아파 지도자 무크타다 알 사드르는 이란식 신정국가를 추구하고 있다. 최대 정당 이라크이슬람혁명최고위원회(SCIRI)의 압둘 아지즈 알 하킴 의장도 후세인 시절 이란의 보호를 받았다.

▽군사훈련까지 지원=미국은 이란이 사드르와 SCIRI 등 시아파 조직에 자금을 지원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4월 초부터 두 달간 치열한 전투로 사망한 1000여명의 민병대원들 가운데 이란인이 상당수 발견됐고, 7일엔 이란인 4명이 간첩 혐의로 체포됐다.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는 최근 80여명의 이란 출신 요원이 사드르 민병대 500여명을 훈련시키고 있으며 박격포, 대전차 무기, 러시아제 57mm 고사포를 제공했다고 보도했다. 한동안 잠잠했던 사드르가 5일 2차 반미 항전을 선포한 것도 이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 정치분석가 다부드 헤르미다스는 “이라크가 미국의 괴뢰정권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 지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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