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해도 미인대회 나가야 한다”

  • 입력 2004년 6월 18일 15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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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해도 미인대회 나가야 한다"

"성형수술을 받은 여자도 미인선발대회에 나갈 권리가 있다!"

최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성형수술을 받은 뒤 '미스 인터컨티넨탈 베이징 대회'에 출전했으나 성형사실이 들통 나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10대 여성 한 명이 조직위원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화제가 되고 있다.

양유안(19)은 어려서부터 늘씬한 몸매가 돋보였다. 고교를 졸업한 뒤에는 모델로 활동했다. 하지만 양씨는 얼굴에 자신이 없었다. 서너 차례 미인대회 출전을 강행했으나 성과는 없었다.

지난 2월 양씨는 4시간이 걸리는 성형수술을 받았다. 눈과 코 입 턱을 손질해 원하던 미모를 갖게 됐다. 2월을 택한 것은 5월에 열리는 인터컨티넨탈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었다.

성형수술은 효과가 있었다. 예선을 통과해 30명이 겨루는 최종 결선에 진출한 것이다. 그러나 조직위원회가 양씨의 성형사실을 알게 되는 바람에 자격을 박탈당했다. 양씨를 수술한 병원이 그녀의 얼굴을 광고에 사용한 것이 화근이었다.

양씨는 성형 사실을 숨기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적극적으로 언론에 자신의 사연을 공개했다. 조직위가 다시 대회에 참가하라고 제안했지만 양씨는 조직위로부터 받은 수모를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대회 규정이 성형수술을 금지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의 권리가 침해됐고 명예도 실추됐다며 소송을 걸었다. 뉴욕 타임스는 "양씨는 언론과 투표의 자유에 이어 새로운 항목의 개인적 자유를 위해 싸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양씨는 "우선 내 권리를 되찾고 싶어요. 그 다음에는 언젠가 나 같은 사람을 위한 공간이 생기길 바랄 뿐이에요"라고 말했다. 양씨의 바람이 전해진 덕분일까. 최근 한 기업인이 8월 성형미인들만 참가할 수 있는 미인대회를 열겠다고 공표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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