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예비역장성들 “천수이볜은 국토분열 시도” 비판

  • 입력 2004년 6월 14일 18시 56분


코멘트
대만의 사관학교 출신 예비역 장성들이 독립을 추진하고 있는 천수이볜(陳水扁) 총통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14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대만 각지에서 모인 황푸(黃포)군관학교 졸업생 1만여명은 13일 타이베이(臺北) 다안썬린(大安森林) 공원에서 개교 80주년 행사를 가졌다. 황푸군관학교는 제1차 국공(國共)합작 5개월 뒤인 1924년 6월 16일 쑨원(孫文)에 의해 광둥(廣東)성 광저우(廣州) 황푸에서 설립됐으며 초대 교장은 장제스(蔣介石) 전 국민당 주석 겸 총통이었다.

참모총장을 지낸 하오바이춘(학柏村) 전 행정원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현 집권자들은 제헌(制憲)이라는 이름으로 양안 평화를 깨뜨리고 2300만 국민을 돌이킬 수 없는 재난 속으로 몰아넣으려 하고 있다”며 “어떤 형식의 제헌, 또는 개헌 명목으로 실질적으로 제헌을 하려는 행위를 모두 반대한다”고 밝혔다.

하오 전 원장은 “국가 통일을 촉진하는 것은 황푸 출신들의 일치된 뜻”이라면서 “우리는 중화민국을 보위하는 간성이 될 것을 서약한 만큼 절대 국토 분열의 죄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졸업생들은 이어 ‘양안 평화통일’ ‘대만 독립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교가(校歌)와 군가를 부르기도 했다. 행사에는 현역 장성이나 여당인 민진당의 군사자문 등을 맡고 있는 예비역들은 초청되지 않았다.

황푸군관학교 개교 80주년 기념식은 16일 열릴 예정인데 야당인 국민당을 지지하는 졸업생들은 천 총통이 행사에 참석한다는 소식을 듣고 사흘 앞서 시내 공원에서 자체 기념식을 가졌으며 학교 행사는 불참키로 했다.

한편 중국도 개교 당시 공산당원이 참여했던 이 학교에 대한 정통성을 주장하기 위해 기념 영화 제작 등 성대한 개교 80주년 행사를 준비 중이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