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부시' 80세 낙하산 점프 성공

  • 입력 2004년 6월 14일 14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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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들이여, 밖에서 樂을 찾으시오"

"80살이라고 해서 인생이 끝난 건 아니다. 이 나이에도 재미있는 일을 할 수 있다. 노인들이여, 밖으로 나가 그걸 찾으시오."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13일 두 차례의 낙하산 점프로 80세 생일을 자축하며 노익장을 과시한 뒤 보낸 메시지이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텍사스주 칼리지스테이션에 있는 자신의 기념도서관 상공에서 한 차례 낙하산 점프 연습을 한 뒤 오후에 다시 3900m 상공에서 낙하산을 타고 뛰어내렸다.

그는 당초 혼자 낙하산을 탈 계획이었지만 강풍과 낮게 깔린 구름 때문에 위험하다는 미 육군 낙하산팀 '골든 나이츠(Golden Knights)'의 건의를 받아들여 낙하산팀원과 몸을 끈으로 연결한 채 낙하산을 탔다.

1944년 2차대전 당시 자신의 해군 전투기가 태평양 상공에서 피격되자 비상탈출을 위해 처음 낙하산을 탄 그는 이날로 모두 다섯 번의 낙하산 점프 기록을 세웠다. 그는 97년과 75세 생일을 맞은 99년에는 단독으로 낙하산 점프를 했다.

이날 A&M대학 내 기념도서관 운동장에서는 부인 바버라 여사와 가족 및 친구,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비롯한 3000여명이 그의 점프를 지켜봤다.

부시 전 대통령의 낙하산 점프 제의를 "겁난다"며 사양했다는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이 목표 지점에 안착한 뒤 꽃다발을 선사하며 축하했다.

한편 12일 밤 휴스턴의 야구장 미니트 메이드 파크에서는 5000여명의 축하객이 참석한 대규모 생일파티가 열렸다.

이틀간의 생일파티는 부시 전 대통령 기념도서관과 텍사스대 암센터를 지원하기 위한 모금행사를 겸해서 마련됐다. 지난 2년 동안 모금액은 5500만 달러를 넘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장례식 때문에 한때 행사 취소를 검토했다. 그러나 "위대한 친구(레이건)를 위해 일주일 동안 애도한 뒤 행복한 시간을 갖는 것도 좋다"는 친구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행사를 진행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매년 국내외에서 50회 정도 연설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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