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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6월 13일 15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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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존 케리 상원의원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 제의를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은 왜 거절하고 있을까.
매케인 의원은 최근 2개월 반 동안 케리 후보측에서 다섯 차례의 접촉과 제의를 받았지만 부통령직에 관심이 없고 마음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며 거절했다고 미 언론들이 전했다.
CBS방송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케리 대통령-매케인 부통령 후보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대통령-딕 체니 부통령 후보에 53대 39%로 승리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만큼 민주당에게는 두 사람의 결합이 더 없이 매력적인 필승카드로 인식되고 있다.
케리 후보가 매케인 의원을 러닝메이트로 선호하는 이유는 민주당 후보가 국가안보에 취약하다는 인식을 불식하고 민주-공화당 후보의 초당적 결합으로 분열된 미국을 통합시킬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모두 베트남전 영웅이라는 공통점이 있고 동료 상원의원이자 오랜 친구 사이. 게다가 민주당 예비선거 과정에서 케리 후보가 국가안보 문제에 관한 잦은 말 바꾸기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매케인 의원이 공개적으로 그를 지원하는 발언을 해주면서 러닝메이트설이 시작했다.
두 사람을 잘 아는 한 친구는 "매케인은 대통령이 누구냐에 관계없이 부통령직에 관심이 없기 때문에 러닝메이트 제의를 거절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부통령의 첫째 임무는 대통령이 될 준비를 하는 것, 둘째는 대통령에게 편한 상대가 되어주는 것, 셋째는 자신의 위치를 아는 것인데 매케인은 자신의 위치를 알기 때문에 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케인 의원은 2000년 대통령 선거 당시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부시 대통령과 경쟁하며 한 때 돌풍을 일으켰지만 실패했다.
매케인 의원의 또 다른 거부 이유로는 끝까지 공화당원으로 남을 것이며 부시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군대 내 동성애 문제 등 주요 이슈에서 케리 후보와 의견을 달리하는 게 많다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북한 문제에 관해서도 케리 후보는 북한과의 양자협상을 선호하지만 매케인 의원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실수가 될 것이라며 반대하는 입장이다.
디지털뉴스팀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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