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하던 파월 美국무…“앗, 내 얼굴이 어디갔어?”

  • 입력 2004년 5월 17일 19시 00분


콜린 파월 미국 국무장관이 16일 NBC TV와의 인터뷰 도중에 인터뷰를 중단시키려던 보좌관을 꾸짖는 내용이 그대로 방영되는 소동이 벌어졌다.

파월 장관은 이날 요르단에서 NBC의 시사 프로그램 ‘언론과의 만남(Meet the Press)’의 진행자 톰 러서트와 위성을 이용해 인터뷰를 녹화했다.

소동은 러서트씨가 이라크 대량살상무기에 대한 파월 장관의 유엔 연설과 관련한 질문을 할 때 갑자기 화면에서 파월 장관이 사라지고 야자수와 바다가 보이는 배경화면만 나오면서 시작됐다.

배경화면만 나오는 사이에 파월 장관이 “끄지 마”라고 소리치자 에밀리 밀러 공보보좌관이 “그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편집할 겁니다”라고 답변하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 파월 장관이 “아직 질문이 끝나지 않았잖아”라고 말하자 밀러 보좌관은 “아닙니다”라고 답변했으며 이어 파월 장관은 진행자에게 “톰, 미안해요”라고 사과했다.

진행자 러서트씨는 “보좌관이 한 것 같은데 적절한 행동이 아닌 것 같군요”라고 언짢은 기색을 드러냈다.

이에 파월 장관은 밀러 보좌관에게 “방해하지 마. 카메라를 돌려 놔”라고 꾸짖은 뒤 마지막 질문을 다시 듣고 답변했다.

러서트씨는 “보좌관의 인터뷰 중단 시도를 물리쳐줘서 고맙다”는 말로 인터뷰를 마쳤다.

NBC는 소동 내용이 포함된 인터뷰를 편집하지 않은 채 이날 오전 10시 반 방영했다.

이날 소동은 다른 방송들과의 인터뷰가 밀려 있는 상태에서 NBC가 당초 약속된 10분보다 3분가량 더 인터뷰를 진행하자 화가 난 밀러 보좌관이 인터뷰를 끝내기 위해 갑자기 카메라 방향을 돌리는 바람에 벌어졌다.

파월 장관은 녹화가 끝난 뒤 러서트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고 국무부 관계자는 전했다. 밀러 보좌관이 인사조치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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