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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5일 18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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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11월 일본 야마이치증권의 파산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쏟으며 사원들의 재취업을 호소해 유명해진 노자와 쇼헤이(野澤正平·66) 전 사장. 당시 “오갈 데 없는 사원들에게 일자리를 찾아 달라”며 울부짖던 그의 영상은 세계 각국으로 전해져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일본 언론은 ‘눈물의 사나이’인 그가 중견 증권사인 센추리증권의 사장으로 내정돼 6년반 만에 증권업계에 복귀한다고 15일 보도했다.
센추리증권의 직원은 200여명으로 대형 증권사였던 야마이치증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다. 하지만 노자와 사장은 “경영진과 사원이 한 몸이 돼 같은 목표를 향해 뛰는 회사로 만들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회사 내부의 견제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파산에 이른 야마이치의 실패를 교훈 삼아 투명경영 원칙에 충실한 모범 기업을 만들겠다는 것.
노자와 사장은 회사의 경영 상태가 극도로 악화된 97년 8월 전무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가 불과 3개월 만에 파산을 발표해야 했던 비운의 경영인. 99년까지 폐업 뒤처리를 하고 퇴직한 뒤에도 유명세 덕택에 벤처기업 회장과 건설업체 고문 등을 지냈지만 명예회복의 꿈을 버리지 않았다.
그는 다시 증권맨이 되기로 결심하면서 과거 부하 직원들의 얼굴을 떠올렸다고 했다. “세상을 살다가 힘든 일, 곤란한 일이 생기면 언제든 찾아와 상의해 달라고 했다. 지금까지 그 약속을 지켰고, 앞으로도 지킬 것이다.”
일본 언론은 노자와 사장의 복귀에 대해 장기 불황에서 벗어나 활기를 되찾고 있는 일본 경제의 현 모습을 상징하는 뉴스라고 전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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