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지방선거 집권우파 참패…3選야망 시라크 최대위기

  • 입력 2004년 3월 29일 18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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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지방선거 1차 투표에 이어 결선 투표에서도 집권 우파가 대패(大敗)했다. 본토 22개, 해외령 4개 등 26개주(州·Region) 의회 의원(임기 6년)을 뽑는 이번 투표에서 야당인 사회(PS)-녹색-공산당 좌파연합은 50%의 득표율을 올렸다. 반면 집권당인 대중운동연합(UMP)을 주축으로 한 우파 연정은 37%를 얻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좌파연합은 본토 22개주 가운데 20개주 의회에서 과반 의석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1998년 지방선거에서 본토 14개주를 장악했던 우파는 알자스와 코르시카주를 제외한 12개주를 좌파에 내주게 됐다.

이달 들어 그리스(7일) 스페인(14일) 총선에 이어 프랑스에서도 집권당이 패배하는 등 유럽 선거에서 집권당 패배 도미노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경악한 우파=이번 선거는 2002년 5월 출범한 자크 시라크 대통령-장 피에르 라파랭 총리 내각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띠고 있다. 장관 38명 가운데 19명이 출마한 것도 이 때문이다. 여당으로선 ‘올인’을 한 셈이다.

그러나 장관들 대부분이 우수수 떨어졌다. 우파인 발레리 지스카르 데스탱 전 대통령도 오베르뉴주에서 출마했다 떨어졌다.

이번 패배로 2007년 대선에서 3선을 노리는 시라크 대통령에게도 암운이 드리워졌다. 시라크 대통령은 이르면 29일 개각을 단행할 전망이다.

집권 우파의 패인은 연금 및 공공분야 개혁에 대한 국민적 저항, 경기침체와 10%에 육박하는 실업률, UMP 지도자 알랭 쥐페 전 총리의 부패 의혹 등 악재가 겹쳤기 때문이다.

충격적인 패배로 정부의 개혁 드라이브에도 제동이 걸리게 됐다. 프랑수아 올랑드 PS 당수는 ‘승리’를 선언하면서 “정부는 아예 공공분야 개혁에서 손을 떼라”고 요구했다.

▽풍전등화 라파랭=자연히 개혁을 주도해 온 라파랭 총리의 정치적 운명도 위태롭게 됐다. 라파랭 총리는 자신의 정치적 거점인 푸아투사량트주에서까지 우파가 대패함으로써 치명타를 맞았다.

이번 개각의 최대 관심은 라파랭 총리 경질 여부. 그러나 그는 “프랑스 국민은 무기력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원치 않는다. 개혁은 계속돼야 한다”며 유임 의지를 드러냈다.

2002년 대선과 총선의 대패로 정치적 존립을 위협받았던 좌파는 2년 만에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장 마리 르펜 당수가 이끄는 극우파 국민전선(FN)은 98년 지방선거 때(15.4%)에 못 미친 12.5%를 얻는 데 그쳤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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