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주가 이틀새 9.4% 폭락…외국인 투자자 동요

  • 입력 2004년 3월 23일 18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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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경제가 총통 선거로 인한 정국 혼란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대만 주가는 22일 454.67포인트(6.69%) 폭락한데 이어 23일에도 187.03포인트 떨어진 6,172.89로 주저앉았다. 이틀간 하락폭이 2001년 9·11 이후 가장 큰 9.42%에 이른다.

대만 증시는 23일 개장 초반 5% 이상 하락한 채 출발했다가 재검표 소식으로 하락폭을 1%대까지 만회했으나 재검표를 둘러싼 여야의 논란이 격화되자 하락폭이 다시 커졌다.

특히 반도체 종목은 주가가 폭락했다. 전날 6.4% 떨어진 1위 반도체업체 대만반도체는 6.8%, 2위 업체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 일렉트로닉스는 6.9% 떨어졌다.

대만 증시에 투자하는 외국인투자가들도 총통선거를 둘러싼 혼란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는 전했다. 거액 투자가들은 천수이볜 총통의 강경한 대(對) 중국정책이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22일에는 대만에 주재하는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의 통상 대표들이 대만 경제장관을 만나 정치 불안과 재검표 과정에 관한 우려를 전달했다. EU 통상대표는 “6개월까지 걸릴 수 있는 불안정 기간은 아주 혼란스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미국 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되살아날 기미를 보여 온 대만 경제가 정국 혼란으로 다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당초 대만은 올해 5%가 넘는 경제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은행 JP모건의 대만 담당자는 “대만 경제의 펀더멘털은 전혀 악화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문제는 불확실성 증대에 따른 시장의 불안감이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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