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의원들 “일제, 조선인 강제연행 없었다”

  • 입력 2004년 2월 15일 18시 54분


일본 집권 자민당의 소장파 의원들이 일제가 조선인을 강제 연행한 역사적 사실을 집단적으로 부인하고 나섰다.

자민당 소속 중·참의원 의원 80여명이 회원으로 가입한 ‘일본의 앞길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젊은 의원 모임’은 13일 회의를 가졌다. 2년 만에 열린 모임에서 회원들은 경제산업상으로 취임한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회장 후임으로 후루야 게이지(古屋圭司) 중의원 의원을 선출했다.

이들은 이날 1월에 실시된 ‘대입 센터시험’(한국의 대학수학능력시험에 해당) 가운데 세계사 과목에 출제된 한 문제를 중점 논의했다고 아사히신문이 14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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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된 문제는 ‘다음 중 일본 통치하 조선에서 일어난 일은 무엇인가’라는 4지선다형 문제였다. 정답은 ‘제2차 세계대전 중 일본으로 강제 연행이 있었다’.

의원들은 시험문제 가운데 ‘강제 연행’이라는 표현에 문제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고 한다. 이들은 역사교과서에서 ‘강제 연행’ 관련 기술 내용이 삭제되도록 앞장서기로 했다.

의원들의 이런 움직임은 ‘일제하 조선인 강제 연행은 날조된 역사일 뿐 사실이 아니다’고 주장해온 국수주의 단체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측의 논리와 궤를 같이 한다. 이 단체는 센터시험 뒤인 1월 말 해당 문제를 비판하면서 시험주관기관에 대해 출제자의 실명을 공개할 것과 문제가 출제된 경위를 조사해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내용의 공개질의서를 발표한 바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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