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로치 "세계금융시장의 3대 변수"

  • 입력 2004년 2월 8일 1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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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계 증권사 모건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스티븐 로치(사진)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12개월간 세계 금융시장은 아시아-미국간 정치경제적 관계 등 세 가지 변수에 의해 좌우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치씨는 △아시아-미국간 ‘암묵적 합의’가 깨지고 △금리상승에 따라 미국의 성장엔진 역할이 축소되거나 △유로화 상승에 따른 부작용을 유럽국가들이 대외 압력으로 해결하려 할 경우 세계금융시장의 안정성이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또 이 3개의 이슈는 상호 연관성을 가지면서 금융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기서 ‘암묵적 합의’란 미국이 중국과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저가(低價) 상품을 수입하는 반면 아시아 국가들은 수출초과에 따라 확보한 달러로 미 재무부채권을 구매하는 경향을 말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실질금리는 낮게, 소비자의 구매력은 높게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런데 올해 미국의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 이러한 경향이 깨질 수 있게 된다는 것. 미국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고용창출을 최대 이슈로 삼고 보호무역주의적 태도를 취할 때 아시아 국가들은 미 재무부채권 구매를 중단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미국의 실질금리가 상승해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멈추게 된다고 로치씨는 경고했다.

로치씨는 앞으로 예상되는 미 연방금리의 인상이 미국 소비자와 기업에 타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들은 달러 약세에 따른 보상을 원하기 때문에 연방금리 상승을 계기로 미국의 실질금리가 급등할 가능성이 있고, 이 경우 과도한 빚에 허덕이는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파산이 예상된다는 것. 미국이 세계성장의 엔진역할을 멈추는 것은 세계 금융시장에 중대한 위험요인이라고 로치씨는 우려했다.

또 최근 달러 약세에 따른 유로화 강세가 유럽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유럽 국가들이 통합에 따른 이익추구로 경제회복을 꾀하지 못하고 상호간 갈등이 심화되거나 여타지역에 대한 환율압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대응하면 세계금융시장의 균형이 깨지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용기기자 y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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