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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1월 27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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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뒤 푸틴 대통령이 “일부 이견이 있었다”고 시인하고 러시아 언론이 “유쾌하지 않은 회담이었다”고 전할 정도로 파월 장관은 전에 없이 강경하게 러시아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월 장관은 러시아의 민주화 문제를 비롯해 러시아 군수업체가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전 정권에 무기를 공급했다는 의혹도 거론했다.
미국은 그루지야에서 러시아군을 쫓아내면 전략적으로 중요한 카프카스 지역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25일 취임한 미하일 사카슈빌리 신임 그루지야 대통령은 다음달 가장 먼저 미국 방문길에 오르는 등 벌써부터 친미 성향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반면 러시아는 중앙아시아에 이어 카프카스 지역에서까지 미국에 밀릴 수는 없다는 절박한 입장이다. 러시아는 “미군도 그루지야에 주둔하고 있지 않느냐”며 역공에 나섰지만 파월 장관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얼버무렸다. 오히려 미국은 “중앙아시아 국가와의 안보협력을 강화하겠다”며 이곳에 배치한 미군의 장기주둔을 추진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콘스탄틴 코사체프 러시아 하원 외교위원장은 이에 대해 “옛 소련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의 장래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는 “그들(미군)은 결코 나가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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