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총통은 2000년 취임식 때 중국이 대만에 무력 위협을 가하지 않는다는 조건하에서 △독립을 선포하지 않고 △국호를 변경하지 않으며 △2개의 중국을 헌법에 명시하지 않고 △독립을 위한 투표를 하지 않으며 △통일강령을 폐지하지 않는다는 ‘쓰부이메이유(四不一沒有)’ 원칙을 공약했다.
천 총통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중국이 더 많은 미사일을 배치하기 위해 군비 지출을 늘리는 것은 대만에 대한 무력 위협의 증거”라고 언급했다. 전제 조건이 깨진 만큼 약속을 지킬 수 없다는 뜻이다.
천 총통은 최근 “중국이 대만을 향해 496개의 미사일을 조준하고 있다”며 상세한 미사일 관련 정보를 발설했으며, 이 때문에 중국에서 활동하던 대만 정보요원들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는 설이 나돌았다.
천 총통이 대만 독립을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내년 3월 20일 실시될 총통 선거를 겨냥한 승부수라는 분석이다. 최근 대만의 언론사들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야당 통합후보인 롄잔(連戰) 국민당 주석의 지지율이 천 총통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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