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루지아공화국 비상 사태 선언

  • 입력 2003년 11월 23일 16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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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해 연안의 그루지야 공화국에서 22일(현지시간) 야당과 반정부 시위대가 의회 의사당과 대통령 관저를 점거하고 '정권 장악'을 선언하자 에두아르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시위를 계속해온 야당세력은 이날 니노 부르자나제 민주당 당수를 임시대통령으로 선포했다. 그러나 이번 사태를 쿠데타로 규정한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관영방송을 통해 "범죄자들이 의회를 점령했으며 병력을 동원할 것"이라고 밝혀 유혈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수만 명의 시위대는 의사당과 대통령 관저 주변에서 경찰과 대치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앞서 의회 연설 도중 시위대가 들이닥치자 긴급 대피했던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은 현재 수도 트빌리시 시내의 영빈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지도자들은 군과 경찰에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의 강경 진압 지시를 거부할 것을 호소하는 한편 45일 내에 대선을 실시해 새 정부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국제사회는 그루지야 사태에 우려를 나타내면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리처드 바우처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당사자들이 무력이나 폭력의 사용을 자제하고 대화를 시작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23일 중재를 위해 트빌리시에 도착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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