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살짜리 ‘스파이더맨’…스콧 코리, 870m 바위산 도전나서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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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수준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는 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계곡의 2개 바위산(합산 높이 1470m)을 24시간 이내에 오르겠다며 도전장을 낸 13세의 ‘스파이더맨’ 스콧 코리. -사진제공 USA투데이
세계 최고수준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는 미국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계곡의 2개 바위산(합산 높이 1470m)을 24시간 이내에 오르겠다며 도전장을 낸 13세의 ‘스파이더맨’ 스콧 코리. -사진제공 USA투데이
미국 캘리포니아에 사는 열세살의 스콧 코리는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피자를 즐기는 평범한 소년이지만 친구들 사이에서는 ‘스파이더맨’으로 통한다. 여덟살에 미국의 암벽 등반 국가대표팀 최연소 팀원이 된 암벽 등반의 ‘고수’이기 때문이다.

코리군은 이달 말 캘리포니아 요세미티 계곡의 가장 높은 2개의 바위산에 도전한다. 그것도 24시간 내에 이뤄낼 예정. 이 도전을 위해 그는 매일 서너시간씩 인근 인공 암벽에서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19일 전했다.

코리군이 도전할 바위는 엘 캐피탄 봉우리에 있는 높이 2900피트(약 870m)의 ‘노즈’와 높이 2000피트(약 600m)의 ‘하프돔’. 이 둘의 높이는 뉴욕에 있는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1250피트·약 375m) 4개를 합쳐놓은 것과 같다. 코리군과 함께 등반할 한스 플로린은 “마라톤 풀코스를 3, 4번 연속 뛰는 것에 비유할 만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이 두 바위산을 24시간 이내에 오른 암벽 등반가는 세계에서도 손가락을 꼽을 정도.

위험한 일에 도전하는 이유는 뜻밖에 간단하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코리군은 등반 도전을 앞둔 심정을 묻는 질문에 “2000피트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높이가 100여m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들이 덤불처럼 보이거든요. 멋지지 않나요”라고 말했다.

코리군은 일곱살 때 가족과 함께 타호 호수에 트레킹을 갔다가 암벽을 등반하는 사람들을 본 뒤 입문했다. 동네 인공 암벽이 있는 체육관에 나가면서 전문 암벽 등반가들로부터 ‘훈수’를 받았고 천부적인 자질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주변 사람들은 코리군이 암벽 등반 기술도 뛰어나지만, 무엇보다 암벽 등반가에게 요구되는 담력과 강한 정신력을 갖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그는 또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암벽 등반이 주는 ‘인생의 교훈’도 이미 터득했다.

“계속 시도하고 결코 포기하지 않는 것과 다른 사람을 돕는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배우죠. 암벽 등반 중 곤경에 빠졌을 때 곤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같이 있는 동료에게 의존하는 것뿐이거든요.”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지역 암벽 등반 대회에서 5년 연속 우승한 기록을 갖고 있는 그의 향후 계획은 “물론 더 훌륭한 암벽 등반가가 되는 것”이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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