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美섬유쿼터 WTO 제소”…무역 분쟁 파문 확산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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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국산 섬유제품 쿼터 적용으로 비롯된 미중간 무역마찰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중국은 20일 주중 미국 대사를 불러 항의하고,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럽연합(EU)은 미국 수출이 막힌 중국산 섬유제품이 유럽으로 밀려들 것을 우려하면서 역시 수입제한조치를 거론해 유럽-중국간 마찰도 우려된다.


▽중국, “값싼 정치적 의도”=저우원중(周文重)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19일 클라크 랜드 주중 미 대사를 긴급 호출해 “이번 결정은 WTO 규정에 위반된다”며 “미국은 중-미관계를 고려해 결정을 재고하라”고 요구했다.

충취안(崇泉) 상무부 대변인도 성명을 내고 “중국은 WTO에 제소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면화협회는 “이번 조치에 대응해 미국에 무차별 보복을 가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했다. 중국 정부는 앞서 미국산 대두 및 면화 구매 사절단 파견을 전격 취소했다.

영자지 차이나 데일리는 20일 사설에서 “대선을 겨냥한 미 행정부의 값싼 정치적 의도는 미국 소비자들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에번스 미 상무장관이 “대화를 통해 해결책을 찾기 원한다”고 무마에 나섰지만 파문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EU, 수입제한 고려=파스칼 라미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19일 “수입제한조치는 무역분쟁을 야기할 수 있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EU에의 영향을 면밀히 살핀 뒤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EU는 중국 섬유업계가 대미수출이 막히면 유럽시장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섬유업계는 95년 이후 중국 섬유제품 수입량이 최고 135% 증가율을 보이면서 이미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다.

한편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는 섬유업체들은 공급처를 다양화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고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이 20일 보도했다. 19일 중국에 생산기지를 둔 홍콩 내 섬유회사 주식은 크게 하락했다.

▽달러약세 가속화…EU 경제회복 타격=18일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에 대해 사상 최저치로 떨어졌던 달러화 가치는 19일 유로당 1.1875달러로 전날(1.1968달러)보다 다소 올랐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마찰이 달러화 약세를 가속화시킬 것으로 보고 있다. 로열 뱅크 오브 캐나다는 19일 보고서에서 세계 3위 미 국채 보유국인 중국이 ‘보복’ 차원에서 미 국채를 팔아치울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 경우 달러화 약세뿐 아니라 미 경제 회복에도 악영향이 예상된다. 미국은 심각한 재정적자로 하루 15억달러를 외부 차입해야 하는 상황이다.

거꾸로 유로화 강세는 수출상품 가격을 높여 유럽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했다. 유럽 경제는 내수부진으로 생산의 50%를 수출에 의존하고 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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