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작된 ‘특종’ 목숨을 빼앗다…화면 조작, 재취업 못해 자살

  • 입력 2003년 11월 20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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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쟁 보도화면을 조작해 방송했던 영국 위성방송 스카이 뉴스의 전 기자 제임스 폴롱(44·사진)이 재취업하기 위해 80곳에 지원했다가 모두 떨어지자 자살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19일 보도했다.

폴롱씨는 이라크전이 한창이던 3월 말 영국 핵잠수함 스플렌디드에 종군기자로 탑승해 크루즈 미사일이 발사되는 장면을 생방송이라며 보도했다. 그러나 이 장면은 실제로는 자료화면을 이용한 것으로 생방송 당시 스플렌디드는 항구에 정박 중이었다.

7월 뉴스 조작 사실이 드러난 직후 폴롱씨는 직무정지 처분을 받았다가 이틀 뒤 해고됐으며 스카이 뉴스도 공신력에 치명타를 입었다.

기자 시절 르완다와 보스니아, 아프가니스탄 등 분쟁지역을 취재했고 수상경력도 있는 그는 뒤늦게 자신의 ‘판단 착오’를 인정했다.

폴롱씨는 이후 다시 직장을 얻기 위해 웨일스 왕자실의 공보관직 등 80군데에 지원서를 냈으나 모두 거절당했다. 그의 자살 소식을 들은 아내 엘라인은 “우리 두 사람은 모두 지쳤다”고 말했다. 그는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들(15)과 딸(12)을 남겼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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