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무역전쟁 ‘일촉즉발’…美, 中섬유제품에 쿼터적용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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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산 섬유제품에 대해 쿼터를 적용키로 하자 중국은 미국상품 구매사절단 파견을 전격 취소해 양국간 무역전쟁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랜트 앨도너스 미 상무부 국제담당 차관은 18일 중국산 제품으로부터 미국업계를 보호하기 위해 니트, 실내복, 브래지어 등 3개 품목에 대해 잠정적으로 쿼터를 적용키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의 대미 섬유수출액 90억달러 가운데 이들 품목의 비율은 4.7%(4억2200만달러)다.

미국은 이 품목의 전년 대비 수입증가율을 7.5%로 묶을 계획이다. 중국의 대미 섬유수출은 올 상반기에 1년 전보다 175% 성장했다.

관련 업계와 의회는 중국산 제품으로 인해 노스캐롤라이나 등에서 실업사태가 발생하고 있다며 대응을 촉구해 왔기 때문에 향후 다른 중국제품의 미국시장 진출에도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쿼터 적용 결정이 내려진 뒤 중국은 미국산 대두를 구매하기 위해 파견하려던 구매사절단 30명의 일정을 비자 취득 과정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로 전격 취소했다. 이들은 다음달 초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미국 방문을 앞두고 대미 무역흑자를 줄이겠다는 중국의 성의를 보이기 위해 파견하려던 대규모 구매사절단의 일부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면서 자국 섬유제품이 다른 시장에 혼란을 줄 경우 일시적인 쿼터 적용을 허용하는 특별 조항에 동의한 바 있다. 한편 미 달러화 가치는 상무부 조치가 전해지면서 18일 오후(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유로당 1.1960달러로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미국의 조치는 막대한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어서 당분간 달러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본 투자자들이 달러 매도에 나섰다”고 달러화 약세 원인을 분석했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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