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나흘째 황장엽, 연일 강행군

  • 입력 2003년 10월 31일 13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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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방문 나흘째를 맞은 전 북한 노동당 비서 황장엽(黃長燁)씨는 30일에도 미 의회와 행정부 고위 인사들을 잇따라 만나고 저녁에는 교민들과의 간담회에 참석하는 등 강행군을 계속했다.

황씨는 이날 오후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과 폴 울포위츠 국방부 부장관을 각각 만나 북한 정권의 문제 등을 논의했다. 아미티지 부장관과의 면담은 전날 아미티지 부장관의 갑작스런 요청으로 이뤄졌다.

아미티지 부장관과 황씨의 면담에 대해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우리는 북한 정권을 직접 경험한 인사와 얘기를 나눈다는 것은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바우처 대변인은 두 사람의 면담이 북한에 대한 대응과 북핵 회담 대처에 도움이 됐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식으로는 얘기하지 않겠다"면서 더 이상의 언급은 피했다.

황씨는 이날 오전에는 국회의사당에서 크리스토퍼 콕스 공화당 정책위원장과 헨리 하이드 하원 국제관계위원장 등과 만나 북한 내부 실정과 북한 민주화 방안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황씨는 면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 체제는 상당히 불안정하며 따라서 북한핵과 관련한 어떤 말도 믿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일(金正日)이 (핵문제와 관련해) 약속하는 것은 아무 의미도 없다"면서 "제네바 협정에서도 자기가 그렇게 약속해 놓고 어기지 않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제안한 체제보장에 대해서도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는 독재자가 계속 유지될 수 있도록 보장해 준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황씨는 31일 미국측 초청자인 디펜스포럼 주최로 하원 별관에서 열리는 공개 포럼에서"미국이 북한에 관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을 주제로 연설한 뒤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변할 예정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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