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중독 전력 호주작가 피어 영어권 최고권위 부커賞

  • 입력 2003년 10월 16일 00시 19분


호주 출신 초년 작가이자 마약 중독 환자였던 D B C 피어(42·사진)가 13일 영국연방과 아일랜드 등 영어권에서 최고 권위를 갖는 부커(Booker)상을 수상했다. 수상작은 데뷔작 ‘버넌 갓 리틀(Vernon God Little)’이며 상금은 7만1000유로(약 9940만원).

그의 필명인 D B C는 ‘더럽지만 깨끗하다(Dirty But Clean)’는 뜻. 그는 최근 9년간 마약에 중독돼 있었으며 친구 집을 팔아 착복하기도 했다고 털어놓았다. BBC는 그가 주인공이 된 소설이 나온다면 어떤 작품보다 극적인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수상작은 미국 텍사스주 고교생이 학살죄로 재판 받는 내용의 ‘블랙 코미디’이다. 그는 2001년 9월 11일 테러 발생 1시간 전 이 작품의 출판 계약을 맺었다. 그는 부유한 집안에서 자랐으나 아버지가 일찍 병석에 눕게 돼 곡절 많은 삶을 살아 왔으며 만화가로 일하기도 했다.

35년의 역사의 부커상은 최근 1년간 최고의 단행본을 펴낸 영어권 작가에게 주어지며 샐먼 루시디와 올해 노벨상 수상자인 존 쿠체 등도 이 상을 받았다. 지난해에는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의 ‘파이의 생애(Life of Pi)’이 수상했으며 이 작품은 이후 100만권이 넘게 팔렸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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