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센카쿠 상륙시도 中선박 저지…영유권분쟁 격화

  • 입력 2003년 10월 10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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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중국해의 무인도 센카쿠(尖閣) 열도를 둘러싼 영유권 분쟁이 한층 복잡해지고 있다. ‘센카쿠’는 일본 이름이고 중국에서는 ‘댜오위다오(釣魚島)’ 군도라고 부른다.

일본이 점유하고 있는 이 섬에 대해 지금까지는 대만과 홍콩인들이 ‘땅 찾기’ 운동을 벌여왔지만 이제 중국 본토인까지 가세하기 시작했다.

중국과 홍콩의 ‘중국 땅 찾기’ 운동가 10여명은 8일 밤 중국 푸젠(福建)성 샤먼(廈門)을 출발해 9일 오후 이 섬에 상륙하려다 일본 해상보안청 소속 순시선 8척의 제지를 받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일본 순시선이 자신들이 탄 배를 들이받아 선체가 파손됐다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중국 선박이 일본 영해를 침범했다”며 중국 국기를 건 배를 일본 순시선이 제지하는 모습을 찍은 항공사진을 곁들여 크게 보도했다.

대만과 홍콩의 운동가들은 1996년 일본 정부가 센카쿠열도 주변에 배타적 경제수역을 설정하자 이에 반발, 섬 주변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 그동안 항의에 나선 배는 모두 49척이며 4명은 섬에 상륙했다. 시위 도중 바다에 뛰어들어 1명이 숨진 일도 있다.

그러나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 운동가들과 함께 항의시위를 벌이며 상륙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센카쿠열도는 대만에서 북동쪽으로 120km, 일본 오키나와(沖승)에서 남서쪽으로 200km 떨어진 해상에 있는 다섯 개의 무인도와 세 개의 암초를 말한다. 이 중 가장 큰 섬이 댜오위다오. 이 돌섬은 자체로는 별 가치가 없지만 주위 대륙붕에 세계적인 규모의 석유와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각국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일본 제국주의 정부는 1855년 이 일대를 오키나와에 편입했다.

일본 정부는 “국제법상 ‘주인 없는 땅(무주지·無主地)’을 선점한 것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주위에 해양순시선을 배치해 감시하는 등 실효적 지배를 해오고 있다. 등대도 설치했다.

하지만 중국, 대만, 홍콩의 운동가들은 역사상 명백한 중국 영토를 청(淸)나라가 쇠약한 틈을 타서 훔친 ‘도취(盜取)’ 행위로 국제법에 어긋난다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도 이 섬들에 대한 영유권 주장을 포기한 적이 없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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