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자폭테러…바그다드 경찰서에 차량돌진 11명 사망

  • 입력 2003년 10월 9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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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바그다드 북동부 시아파 이슬람교도 거주지역에 있는 경찰서에서 9일 자살 폭탄이 터져 최소한 9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현지 미군 당국의 발표를 인용, 보도했다.

폭탄 테러로 이날 오후까지 경찰관 3명, 민간인 5명과 테러범이 사망했고 40여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테러범은 이날 오전 8시반경(현지시간) 경찰서 입구 초소 경찰의 제지를 뚫고 진입, 2차 검문소 주변의 순찰 차량과 충돌한 직후 폭탄을 터뜨렸다. 당시 밀린 월급을 받기 위해 경찰 150여명이 사무실 밖에서 열을 지어 서 있는 바람에 피해가 컸다.

이번 폭발은 미군을 직접 겨냥한 테러는 아니지만 미군의 교육을 받은 뒤 바그다드 시내의 치안질서 확립을 맡은 이라크 경찰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이라크의 무정부 상태를 노리는 후세인 정권의 잔당들이 저지른 것으로 추정된다.

목격자들은 “미국 제너럴모터스사가 제조한 흰색 올즈모빌 세단이 경찰서 입구에서 검문을 받다 그대로 돌진해 경찰관들의 총격을 받자 폭탄을 터뜨렸다”고 전했다. 숨진 경찰관들의 시신 2구가 경찰서 건물의 옥상에서 발견될 정도로 폭발은 강력했다.

테러가 발생한 이 지역은 시아파 거주 지역으로 사드르시티라는 이름의 빈민지역이다.

이번 테러는 8월 바그다드 주재 유엔사무소 폭탄테러로 22명이 숨진 사건 이후 최대 규모다.

한편 이날 바그다드 주재 스페인 외교관도 피살됐다. 스페인 외무부는 바그다드 대사관에 근무하고 있는 스페인 공군 하사관 호세 안토니오 베르날 고메스가 출근하기 위해 자택을 나서다 총격을 받아 숨졌다고 밝혔다.

스페인은 이라크 현지에 약 1300명의 병력을 주둔시키고 있다. 최근 이라크 무장세력들은 미군 영국군에 외에 스페인군도 공격하겠다고 밝혔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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