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주자들 ‘뜨거운 노동절’

  • 동아일보
  • 입력 2003년 9월 2일 18시 50분



2004년 미국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공화 민주 양당 대선 주자들의 선거전이 1일 노동절을 계기로 본격 시작됐다.
미 대선은 14개월 후(내년 11월 2일)의 일이지만 전통적으로 대선을 앞둔 해 노동절이 대선전의 출발점이다.
집권 공화당 후보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한 달 동안의 여름휴가를 끝내자 곧바로 이날 오하이오주 리치필드를 방문해 국제노조연맹 노동절 행사에 참석했다.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이 될 경제 문제를 강조하면서 기선을 잡기 위해서다.
부시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경기부양을 통한 경제회복에 주력하겠다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훌륭한 노동력을 갖고 있다”고 참석자들을 치켜세웠다.
그는 “일자리를 갖고 있는 사람들은 계속 일을 하고, 일자리를 찾는 사람들은 일자리를 갖도록 지원하겠다”면서 현재 6.2%에 이르는 실업률 해소와 900만명의 실직자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놓았다.
그는 에너지 관련 종합법안과 테러전 등 각종 선거 이슈들에 초점을 맞췄다. 내년 대선에서는 이 밖에도 이라크전의 정당성과 지속 여부 등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자가 확정되지 않은 민주당은 움직임이 더 활발하다.
조지프 리버먼 상원의원, 딕 게파트 하원의원, 하워드 딘 전 버몬트 주지사 등 민주당 대선 주자들은 이날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주에서 부시 대통령의 각종 정책을 비판하며 유세전을 벌였다. 이 지역은 내년 1월 가장 먼저 예비선거가 치러지는 곳이다.
존 케리 상원의원은 2일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공식 출마를 선언하기에 앞서 유권자들을 만났다. 케리 의원은 2일부터 미 전역에서 텔레비전 광고를 시작할 예정이다.
민주당 후보들은 부시 대통령의 경제정책과 노동정책 등을 집중 공격해 경제 문제가 대선의 최대 쟁점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민주당 후보에 대한 전국적인 지지도는 리버먼 후보가 현재까지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게파트 후보와 딘 후보가 공동 2위, 케리 후보가 뒤를 잇고 있다.
예비선거의 기선을 장악하고 대세를 가를 뉴햄프셔주에서는 예비선거를 약 5개월 앞둔 현재까지 딘 후보가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후보들이 TV 광고를 비롯한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벌일 예정이어서 지지도 변화가 주목된다.
그러나 민주당 후보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유권자의 65%가 단 1명의 후보 이름도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출마설도 계속 나오고 있는 상태여서 민주당 대선 후보 선거전은 당분간 ‘절대 강자’가 없는 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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