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캠벨 공보수석 “곧 사임”…이라크 核개발 의혹 과장에 개입

  • 입력 2003년 8월 30일 01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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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레어 영국 정부가 이라크의 핵 개발 의혹을 과장하는 데 깊숙이 관여했던 것으로 알려진 앨러스테어 캠벨 총리실 공보수석 보좌관(사진)이 29일 사임을 전격 발표했다.

블레어 총리의 최측근으로 영국 정가에서 ‘부총리’로까지 불리는 캠벨 보좌관의 사임 발표는 현재 진행 중인 국방부 무기전문가 데이비드 켈리 박사 자살사건 청문회 정국의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캠벨 보좌관은 이날 총리실이 배포한 성명에서 “나는 올해 여름에 그만두기로 4월 7일 (블레어 총리와) 합의했다”며 “총리에게 나의 사임 의사를 공식 통보했다”고 밝혔다.

캠벨 보좌관은 타블로이드 신문기자 출신이며 1994년부터 블레어 총리의 대변인으로 활동해왔다. 홍보의 귀재, 뉴스를 입맛대로 좌우하는 ‘스핀 닥터(Spin Doctor)’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켈리 박사 자살사건 진상조사위원회는 캠벨 보좌관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정보보고서가 완성되기 1주일 전인 지난해 9월 17일 존 스칼렛 합동정보위원회(JIC) 의장에게 “(블레어) 총리가 당신들이 (이라크) 핵문제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메모를 보냈다고 밝혔다.

캠벨 보좌관은 이틀 뒤인 19일 스칼렛 의장에게 “이라크가 1, 2년 안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다”는 문구를 포함시켜 보고서를 다시 쓸 것을 제안하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영국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 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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