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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12일 18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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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저항세력들의 석유시설 파괴가 이어지면서 이라크 석유 수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감산정책을 펴는 상황에서 이라크 석유 수출이 지연되면 하반기 고유가는 불을 보듯 뻔하며 세계 경제도 큰 타격을 받는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11일 “이라크 석유 생산과 수출이 정상화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전했다.
타미르 알 가드반 이라크 석유장관은 “이달 중 1일 산유량을 평균 150만배럴로 늘리고 연말까지 200만배럴, 2004년 3월까지 280만배럴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원유매장량이 세계 2위인 이라크는 이라크전쟁 전인 올 2월 하루평균 249만배럴을 생산했으나 전쟁 중인 4월 16만배럴로 급감했다가 현재는 전쟁 전의 절반 수준인 약 120만배럴까지 생산량이 회복된 상태다.
석유 수출은 6월 22일 선적이 이뤄지면서 재개됐으나 송유관 등에 대한 파손이 이어지면서 수출량은 1일 70만배럴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이라크의 주요 유전은 북부 키르쿠크와 남부 바스라 지역에 있다. 키르쿠크 유전의 원유는 터키로 이어지는 송유관이 폭발하면서 수출을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 바스라 지역에서 생산되는 원유는 유일하게 미나 알 바크르 항에서 선적이 이뤄지는 상태.
석유장비에 대한 약탈은 많이 줄었지만 파이프들이 군데군데 끊어져 스프링클러를 방불케 한다.
석유기술자들은 대부분 일터에 복귀했지만 치안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전쟁 전 2500여명의 이라크 경찰관이 각 시설 보안을 담당했으나 전후 미국이 이라크인들의 무장을 꺼려 이들을 복귀시키지 않았다. 미군정은 앞으로 9000명가량의 이라크인 경찰관을 구성해 석유시설에 대한 보안을 강화할 계획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란은 한때 세계 2위의 석유수출국이었지만 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이후 석유산업이 회복되지 못했고 구소련 붕괴 후 러시아 석유산업도 쇠약해졌다”며 “이라크가 이런 전철을 밟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외신 종합 연합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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