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자키 日 후쿠오카市 미술관 큐레이터 대구강연

  • 입력 2003년 5월 23일 19시 03분


일본 후쿠오카(福岡)시 미술관 학예관(수석 큐레이터) 오자키 나오히토(尾崎直人·54)는 23일 대구가톨릭대에서 강연을 통해 “미술관이 미술 애호가만을 위한 곳이 아니라 주민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학 예술학과 초청으로 한국에 온 오자키씨는 “이제는 미술관에 가지 않더라도 TV나 인터넷 같은 영상매체를 이용해 얼마든지 미술품을 감상할 수 있어 미술관의 매력이 줄어들고 있다”며 후쿠오카시 미술관도 80년대에는 연간 100만명이 찾아왔으나 지금은 연간 40만명 정도가 방문할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또 70년대 170개였던 일본의 미술관이 지금은 1700개로 크게 늘어났으나 그 기능이나 역할이 계속 축소돼 어떻게 하면 미술관을 활성화할 수 있을지 공통된 고민에 빠졌다는 것.

그는 “이런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미술작품의 수집에 시민들의 다양한 관심을 반영하고 미술관의 기능을 시민 참여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미술관을 어린이와 청소년, 성인의 예술교육을 위한 공간으로 혁신할 필요도 있다”고 제안했다.

25년 전에 설립된 후쿠오카시 미술관의 경우 판화 작가가 청소년과 함께 실습을 하거나 대학생들이 큐레이터들과 함께 미술관련 기획 실습을 하면서 학점도 취득하는 등 시민 참여형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그는 전했다.

도쿄시 미술관 등과 함께 일본의 3대 미술관에 속하는 후쿠오카시 미술관은 한국의 근현대 미술품 100여점을 포함해 전 세계의 미술품 1만2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고급 큐레이터 양성과정을 개설한 대구가톨릭대 예술학과는 지난해 9월부터 매달 한번씩 국내 전문가의 특강을 마련해오고 있는데 오자키씨는 외국 전문가로서는 처음으로 초청됐다.

대구=이권효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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